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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변주 통해 확장되는 이야기, '기생충'부터 '집 이야기'까지
작성 : 2019년 11월 18일(월) 11:41

사진=영화 기생충, 군산, 집이야기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공간의 변주를 통해 확장되는 이야기들이 눈길을 끈다.

웜메이드 감성 무비 '집 이야기'(감독 박제범·제작 영화사지음)가 다양한 형태의 집을 등장시켜 '공간'에 대한 의미를 확장시킨 것처럼, 공간에 대한 변주를 통해 곱씹을수록 깊은 의미를 발견하게 되는 작품들을 18일 소개했다.

영화 '집 이야기'는 혼자 서울살이를 하던 신문사 편집기자 은서가 정착할 집을 찾아 이사를 거듭하던 중 아버지가 있는 고향 집으로 잠시 돌아가게 되면서 그동안 잊고 지냈던 가족의 흔적들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 영화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은 주거 공간을 통해 두 가족의 사회적 위치를 대변하고 있다. 전원 백수 기택의 가족은 반지하 집에서 출발해 언덕 위 박사장 집에 이른다. 기택네 장남 기우가 박사장 집에 면접을 보러 가는 동안 오르는 수많은 계단들은 현대사회의 수직적 질서를 보여주는 수단으로 기능한다. 또한 기택의 반지하 집과 박사장의 대저택이 대조를 이루며 계급 갈등을 신랄하게 보여준다.

아시아 대표 시네아스트 장률의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2018)는 애매모호한 두 남녀의 군산이몽을 그린 작품이다. 군산이라는 지역 특유의 질감과 리듬을 스크린에 옮겨 미학적 성취는 물론 독특한 서사 방식을 구축하며 한층 깊어진 사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장률 감독은 군산에 어울리는 운율을 찾아가며 공간의 변화에 따라 영화 속 숨겨진 의미와 인물 간 미묘한 관계를 발견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또 한 편의 시와 같은 영화적 순간들을 만들어냈다.

'집 이야기'는 서울의 원룸과 반지하 연립주택, 인천의 재개발 단지, 제주도의 전원 주택 등 인물의 상황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집들이 등장한다. 주인공 은서가 새로 정착할 곳을 찾기 위해 알아보는 레지던스, 오피스텔 등은 살기 편안하지만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 공간으로 은서가 느끼고 있는 쓸쓸함이나 외로운 정서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반면, 진철의 집과 열쇠가게는 어딘가 불편한 인상을 주지만 살아온 시간과 함께 추억의 흔적이 쌓여있는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이다. 은서는 새로 이사할 만한 집을 구하는 동안 진철의 집에 머물면서 위로와 안정감을 느끼게 되는데, 카메라 안에 공간과 함께 인물의 감정이 담기면서 자연스럽게 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2019년 대미를 장식할 웜메이드 감성 무비 '집 이야기'는 11월 28일 개봉된다.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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