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배우 박용우가 공백기 동안 가졌던 의문을 딛고 영화 ‘카센타’로 도약에 나선다. 영화 ‘카센타’로 오랜만에 스크린 컴백에 나선 만큼 그는 차오르는 연기 열정을 과시하며 그의 욕망을 실현 중이다.

‘카센타’(감독 하윤재·제작 88애비뉴)는 파리 날리는 국도변 카센타를 운영하고 있는 재구(박용우)와 순영(조은지)이 펑크 난 차를 수리하며, 돈을 벌기 위해 계획적으로 도로에 못을 박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박용우는 극 중 다혈질의 국도변 카센타 사장 재구 역을 맡아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재구는 계획적으로 도로에 날카로운 금속 조각을 뿌리며 펑크를 유도하는 인물로 욕망과 양심 앞에서 갈등하는 인물이다.

먼저 영화를 본 소감으로 그는 “개인적으로 만족한다”면서 “영화 일을 하고 있어서 행복하다. 그런 감정을 느낄 때가 가끔 있다. 내가 출연한 영화에 반했다. 말로 표현이 다 안 된다. 이런 한국영화를 본 적이 없다. 신선함과 동시에 감동을 받는 경우가 드물다. 내가 혼자 주저앉아 우는 장면을 보고 두 번이나 울었다. 이는 누구의 이야기면서 내 이야기일 수도 있다. 많이 공감해서 더 슬펐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굉장히 좋아한다”며 만족감을 털어놓았다.

최근 OCN 드라마 ‘프리스트’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박용후는 ‘카센타’를 통해 오랜만에 스크린 컴백을 알렸다. 그 과정에서 작품의 출연을 두고 남다른 비하인드가 있었다고. 박용우는 “작품을 결정하기 전 하윤재 감독님을 대면했다. 하지만 서로 경직된 탓에 안 좋게 헤어지게 됐다. 그러고 나서 잊고 있었다. 열흘 정도 지나고 시나리오를 보내주셨고 다시 읽어보게 됐다. 굉장히 짧은 시간인데도 시나리오의 패턴을 고치셨더라. 제가 이야기했던 부분을 거의 다 반영했다. 감독님이 소통을 안 하는 사람이라 느꼈는데 오해였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인터뷰 내내 작품에 대한 열의와 애정을 톡톡히 드러낸 박용우는 사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박용우는 모든 촬영에 들어가기 전 연출진과 회의를 통해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최대한 담으려 한다는 노력을 전했다. 그는 “감독님과 굉장히 다양한 방식으로 대본을 리딩하면서 마임도 하고 연기도 했다. 옆에서 조은지가 말릴 정도로 감독님과 설전도 해봤다”면서 “기본적인 캐릭터의 중심과 구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지만 정작 촬영에 들어가면 앞서의 이야기들을 잊으려 한다. 모든 돌발 상황을 본능적으로 캐치해서 연기한다. 현장성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구는 감독님과 저의 합작품”이라 넘치는 애착을 밝혔다.

극 중 재구는 추레한 몰골로 시골 곳곳을 누빈다. 아주 잠깐 정장을 차려입고 세련된 모습을 보이지만 자연스러운 면모가 중시돼야 하기 때문에 늘상 추리닝과 목 늘어난 티셔츠 바람이다. 오랜만에 스크린 컴백인 만큼 멋있는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나서고 싶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 박용우는 “사람들은 모두 멋있다, 세련됐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 하지만 누군가한테 보이지 않고 나만의 공간에 홀로 있을 때 가장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행동을 한다. 그럴 때 나는 멋지지 않다. 재구라는 캐릭터를 보며 그런 부분에 대한 공감을 했다”고 설명했다.

“제가 생각했던 재구의 모습이 극 중 다 담겨졌다. 너무 극단적이지도 과하지도 않다. 사람은 모두 연약하고 추하고 찌질하고 초라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특히 사회생활을 하는 분들이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돌이켜보면 자기 와이프를 이 지경까지 만든 것이 재구다. 관객들이 작품을 보고 슬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어 박용우는 자신의 연기에 대해 ‘자화자찬’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연기에 대해서 굉장히 만족했다. 사실은 제가 잘 해서 만족스럽게 나온 것이 아니다. 사운드, 편집의 복합적으로 좋았다. 조은지와 싸우는 장면도 마음에 들었다. 혼자 우는 장면도 마음에 든다. 콘티도 없이 애드리브로 했던 장면이 많아 애착이 많이 간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박용우는 촬영 당시 사고가 날 뻔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안개가 유난히 짙었던 밤, 재구가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던 장면을 두고 박용우는 “도로 한 가운데 순영이 드릴을 들고 서 있는 씬이었다. 순영 앞에서 차를 멈추고 크락션을 울려야 했다. 안개가 많이 껴 앞이 많이 안 보였다. 또 감정을 집중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려니 어려웠다. 한창 가다가 천천히 차를 세웠어야 했는데 아무리 가도 조은지가 안 보였다. 안개 때문에 속도도 많이 났다. 그 순간 갑자기 조은지가 나타나서 깜짝 놀라 핸들을 돌리고 머리를 들지 못했다. 조은지에게 창문 너머로 컷이라 외쳤는데 그 상황에서 연기를 하더라. 정말 깜짝 놀랐다”며 놀란 마음을 다시 진정시키기도 했다.

사실 박용우의 자신감은 충분히 이유가 있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카센타’는 대척점에 있는 두 캐릭터가 욕망에 빠져 길을 잃은 이중적인 모습이 도처에 깔린 작품이다. 이를 두고 박용후는 “내가 이렇게 훌륭한 영화에 출연했다. 의도치 않게 뒤통수를 맞는 영화를 발견할 때가 있다. 그럴 때 저는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감독과 배우진을 다 찾아본 후 그 기억을 평생 가지고 간다. ‘카센타’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영화이길 바란다. 허전하고 빈 가방을 들고 영화관에 들어갔을 때 선물을 들고 나오는 영화길 바란다”며 작은 소망을 전했다.

“이 영화를 본 후 표현을 떠나서 감동이 왔다. 그 감동이 불쾌할 수도 있고 통쾌함을 자아낼 수도 있다. 이처럼 감정적으로 느껴지는 영화였으면 한다. 그만하면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이 영화가 특별하고 새로웠다는 평을 받고 싶다.”

그렇다면 욕망을 실현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던 만큼, 박용우의 욕망 역시 궁금해졌다. 그는 이를 두고 “요즘은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게 돼 감사하다. 그전까지는 연기를 좋아하는지 몰랐다. 너무 싫을 때도 있었다. 본질적인 연기에 대한 고민보다는 현실적으로 흥행에 대한 고민을 더 크게 하기도 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의도와 달리 길게 공백기를 가졌던 그는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연기에 대한 열정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됐다고. 과거, 연기에 대한 애정을 확신할 수 없었던 박용우는 매너리즘과 슬럼프를 겪으며 다시 한 번 배우로서의 길을 걷게 됐다. ‘카센타’에 대한 애착 역시 여기서 비롯됐을 터. 작품에는 그가 가져왔던 수많은 고민들이 투영됐고 결과물을 이제 대중 앞에 내놓을 때가 됐다. 그는 꾸준히 강조했다. “관객들이 나를 어떤 역할이든 잘 어울리는 배우로 바라봤으면 한다. 이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다.” 박용우의 욕망은 이미 실현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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