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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판독도 오심?…여전히 어설픈 프리미어 12 [ST스페셜]
작성 : 2019년 11월 12일(화) 10:33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2회째를 맞이하는 프리미어 12지만, 어설픔은 여전하다.

김경문호가 석연찮은 판정과 운영에 큰 피해를 봤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각)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미국을 5-1로 제압했다.

예선 라운드에서 1승을 안고 올라온 한국은 슈퍼라운드 첫 경기도 승리를 장식하며 2승을 기록, 결승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기분 좋은 결과였지만 웃을 수만은 없었다. 경기 도중 이해할 수 없는 오심이 나와 쉽게 갈 수 있었던 경기를 마지막까지 마음을 졸이며 해야 했기 때문이다.

상황은 한국이 3-0으로 앞선 3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발생했다. 이정후가 우중간 2루타를 터뜨렸고, 1루 주자 김하성은 3루를 돌아 홈까지 쇄도했다. 미국 포수가 홈플레이트를 몸으로 막고 있었지만, 바깥쪽으로 슬라이딩하며 왼손으로만 재치 있게 홈을 찍었다. 그러나 홈 터치 여부를 확신할 수 없었던 김하성은 이후 홈플레이트를 다시 밟았다.

포수의 태그 플레이가 없었기 때문에 김하성은 세이프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일본인 주심 시마타 테츠야는 아웃을 선언했다. 그러자 김경문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TV 리플레이 화면에는 포수가 김하성을 태그하지 못하는 장면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당연히 판정 번복이 예상됐다.

그러나 또 한 번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태그가 이뤄지지 않은 것을 보고도 정심이 유지된 것이다. 억울하게 아웃을 당한 김하성은 흥분했고, 벤치의 선수들도 불만을 드러냈다. 김경문 감독이 선수단을 진정시켰지만, 한국이 억울하게 점수를 뺏긴 것은 변함이 없었다.

기본적인 판단도 제대로 못하는 수준 낮은 심판도 문제지만, 비디오 판독 과정이 더 심각한 문제였. 심판의 오심을 방지하기 위한 도구가 오히려 심판의 오심을 확정짓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말았다.

심지어 WBSC는 비디오 판독관이 누구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공식 홈페이지 경기 기록에도 심판과 기록원의 명단은 나와 있지만 비디오 판독관은 나와 있지 않다. 깜깜이 비디오 판독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있을 경기에서 비슷한 상황이 또 발생한다고 해도 이름모를 비디오 판독관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이번 대회가 국제대회인지 동네야구인지 모르겠다는 조소가 나오고 있다.

프리미어 12는 지난 2015년 초대 대회 때도 미숙한 대회 운영과 일본에 대한 특혜로 빈축을 샀다. 4년이 지난 뒤 발전된 모습을 기대했지만 지금까지는 달라진 면이 보이지 않는다.

WBSC는 프리미어 12가 야구의 세계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대회 때마다 어설픈 운영이 반복되는 모습은 오히려 왜 야구가 세계적인 스포츠로 성장하지 못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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