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노진주 기자] 안드레 고메즈(에버턴)에게 치명적인 발목 골절상 부상의 원인을 제공하며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펑펑 쏟아낸 손흥민(토트넘). 주위에서는 그의 멘탈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손흥민은 스스로 극복했다.

손흥민은 7일(한국시각)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라이코미티히 스타디움에서 열린 츠르베나 즈베즈다와의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B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멀티골을 작렬했다. 손흥민의 맹활약에 힘입은 토트넘은 4-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손흥민은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12분 역습 과정에서 델리 알레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후반 16분에는 대니 로즈의 땅볼 크로스를 가볍게 밀어 넣으며 멀티골을 완성했다.

시즌 6,7호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유럽 무대에서 개인 통산 123골을 완성했다. 이는 '레전드' 차범근 전 축구감독이 보유한 한국인 유럽 무대 최다골(121골) 뛰어 넘는 기록이다.

한 경기에 2골을 뽑아내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손흥민이지만 특별한 골 세리머니는 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4일 자신의 백태클이 원인이 돼 발목 골절상을 입고 수술을 받은 안드레 고메즈(에버턴)에게 미안함의 제스처를 취했다.

이에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를 포함한 다수 언론이 손흥민의 '사과 세리머니'에 집중하며 참된 인성을 갖춘 선수라고 입을 모았다. 정신적으로 무너졌을 법한 시점에서도 멀티골을 뽑아낸 강한 멘탈도 극찬했다. 이에 앞서 에버턴전 후에도 외신에서는 손흥민이 고의로 태클을 범할 선수는 아니라고 보도하며 그를 옹호했다. 대부분의 축구팬들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 차범근 전 감독은 7일 자신의 칼럼을 통해 "흥민이가 주변에 보여준 긍정적이고 따듯한 마음 씀씀이와 태도가 보답을 받은 것이다. 마음이든 시간이든 돈이든 무엇 하나도 그냥 오는 법은 없다. 이번 일을 마음 졸이고 지켜보면서 그간 우리 흥민이가 얼마나 많은 것을 베풀고 지냈는지 짐작을 했다"고 전하며 손흥민에게 쏟아지는 위로의 말은 그간 손흥민이 보여준 인성도 한 몫했다고 전했다.

이어 자신의 기록을 넘어선 손흥민에 대해서는 "흥민이의 모습을 보면서 참 대견하고 의젓하다는 생각에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다. 차범근을 넘어섰다? 이런 것은 의미가 없다. 내가 뛰었던 분데스리가와 지금 흥민이가 뛰고 있는 영국리그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격렬해졌다"며 손흥민을 치켜세웠다.

손흥민을 향한 차범근 전 감독의 칭찬은 끊임없이 계속됐다.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흥민이는 대단하다. 거기다 스타는 항상 극적인 상황이 따라오는데, 지금 같은 때에 모두의 염려를 이렇게 말끔히 씻어 주는 골을 터트리는 흥민이를 보면, 타고난 스타 같다. 흥민이가 내 품에 안겨 울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후배들이 흥민이 품에 안겨 훌쩍일 때가 된 것 같다"고 전하며 칼럼을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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