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한국 선수들의 잔치가 열렸다.
24일부터 27일까지 부산 기장의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6726야드)에서 펼쳐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한국 선수들이 약진이 펼쳐지고 있다.
26일 3라운드가 종료된 현재, 1위부터 공동 8위까지 상위 11명의 선수 가운데 9명이 한국 선수들이다. 그나마 한국 국적이 아닌 2명도 한국계 선수인 대니얼 강(미국)과 오수현(호주)이다.
공동 19위까지 상위 22명으로 범위를 넓혀도 한국 선수들이 15명이나 된다. 순위표만 봤을 때는 LPGA 투어 대회인지, KLPGA 투어 대회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선수들 가운데 한국 선수들의 비중이 높긴 하다. 이번 대회에는 KLPGA 투어가 로컬 파트너 투어로 참여하면서, KLPGA 투어 선수 30명이 출전 자격을 얻었다. 여기에 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 선수들도 대거 출전했다. 총 84명의 출전 선수들 가운데 46명이 한국 선수들이다.
한국에서 매년 LPGA 투어 대회가 개최되고 있지만 이렇게 한국 선수들이 압도적인 성적을 거둔 대회는 드물었다. 실제로 2018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도 톱10 가운데 4명만 한국 선수들이었고, 6명은 외국 선수들이었다. 2017년 대회 때도 상위 11명 중 한국 선수들은 4명에 불과했다.
익숙한 잔디와 코스, 기후, 음식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면 한국 선수들의 선전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승연은 한국 선수들의 선전에 대해 "잔디도 그렇고, 기후에도 한국 선수들이 적응했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LPGA 선수들은 각 나라마다 이동해 기후 변화 적응에 불리해 한국 선수들이 더 잘하는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러나 LPGA 선수들에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일상과 같은 일이다. 근본적인 이유를 파고든다면, 그만큼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되고 선수층 또한 두터워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승연, 이소미, 임희정, 박현경 등 신인 선수들이 1-3라운드 내내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것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 한다.
아직 최종 라운드가 남았지만,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끝없이 발전 중인 한국 여자골프가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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