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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즈 "실제 이별 경험담 가사, 상대방에 미안해" [인터뷰]
작성 : 2019년 10월 18일(금) 08:49

헤이즈 인터뷰 / 사진=스튜디오 블루 제공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직접 곡 쓰세요?"

'저 별' '널 너무 모르고' '비도 오고 그래서' '쉬즈 파인(SHE'S FINE)' '위 돈 톡 투게더(We don’t talk together)' 등 수많은 자작곡으로 차트를 휩쓴 '데뷔 6년차' 가수 헤이즈에게 아직까지도 쏟아지는 질문이다.

워낙에 솔직한 성격 탓에 헤이즈는 지극히 개인적인 얘기도 가사로 숨김없이 풀어낸다. 이제는 좀 알려졌으면 한다. 헤이즈가 자신의 이야기로 직접 곡을 쓰는 '싱어송라이터'라는 것을.

헤이즈는 13일 다섯 번째 미니앨범 '만추'를 냈다. '만추'에는 더블 타이틀곡 '떨어지는 낙엽까지도' '만추'를 비롯해 '일기' '다음(DAUM)' '얼고 있어' '미스드 콜(missed call)'까지 총 6곡이 실렸다. 이번에도 헤이즈의 지독한 경험담이 담겼다.

'떨어지는 낙엽까지도'는 말 그대로 헤이즈가 어느 날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쓴 곡이다. 낙엽이 떨어지고 난 뒤 나뭇가지가 앙상해지는 추운 겨울이 오겠으나 그게 지나고 나면 다시 나무가 자라고 벚꽃이 피는 봄이 온다는 내용을 은유적으로 녹여냈다.

헤이즈는 "살아가면서 힘든 일이 와도 결국에는 더 나은 다음 단계를 위한 과정이지 않을까. 이별도 새로운 사랑을 만나기 위한 준비과정일 뿐이고. 그런 생각으로 썼다"고 설명했다.

헤이즈 인터뷰 / 사진=스튜디오 블루 제공


'만추' 역시 이별 감성을 바탕으로 한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던 연인에게 '다른 사람이 생겼구나' 생각이 드는 충격의 순간, 헤이즈는 자신을 사랑해줬던 상대방의 과거 모습에 집중했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호된 이별이었다고 회고하면서 그는 "이 사람이 나를 만나는 동안 나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했는지 잘 알기 때문에 배신감보다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 했다. 또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기까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을 거고, 내가 매달린다고 돌릴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나한테 미안해하기 전에 내가 먼저 더 차갑게 떠나야겠다는 마음을 그렸다"고 덧붙였다.

처절한 실제 경험담인 만큼 헤이즈는 곡에 모든 감정을 쏟아냈다. 녹음하면서 펑펑 울기까지 했다고. 그는 "감정을 추스르기가 너무 힘들었다. 근데 그런 부분이 제 감정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숨기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디테일한 묘사 때문에 곡 내용의 주인공이 되는 상대방이 걱정될 때가 있다는 그다. 있는 그대로를 쓰다 보니 멋없고 찌질한 가사로 둘만의 이야기를 대중에 전체공개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단다.

헤이즈는 "제 이미지는 상관없는데 노래를 듣고 자기 이야기인 줄 알 당사자한테는 미안하다고 느낀다. 가끔은 '너무하지 않나' 생각도 한다. 근데 그게 제가 곡을 쓰는 방식이기 때문에 계속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헤이즈 인터뷰 / 사진=스튜디오 블루 제공


헤이즈의 곡에는 우울함이 주로 담긴다. 특유의 밝고 털털한 그의 이미지와는 다소 상반된 모습이다. 그는 "실제 성격은 외로움도 안 타고 밝고 힘든 것도 없는데 이상하게 좋아하는 날씨는 밝은 것보다는 어둑하고 비 오는 날이다. 계절도 쓸쓸함의 대표인 가을을 좋아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한테 이런 감성이 있는 건 옛날에 듣고 자란 음악의 영향인 것 같다. 제 음악은 성격이랑은 아예 다르다"고 말했다.

헤이즈는 어릴 적부터 윤상, 이문세, 변진섭, 신승훈, 이승철, 이적, 유희열 등의 음악을 많이 들었다. 부모님이 거실에 크게 이들의 LP를 틀어놓은 영향이었다. 헤이즈는 이런 음악들이 자신의 감성에 많이 묻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대학 시절, 음악이 아닌 경영학을 전공한 것도 헤이즈만의 색깔을 만든 데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어렸을 때 잠깐 첼로를 배우긴 했지만 악보를 읽을 줄 아는 정도지 '음학'에 대해서 깊게 배운 적은 없다. 가사 쓰는 법이나 작곡하는 법도 배우질 않았다. 근데 오히려 그런 부분이 저만의 감성을 만든 것 같다. '음학을 아는 사람이라면 여기서 박자나 멜로디를 이렇게 안 썼을 것 같은데' 그런 얘기를 뮤지션 분들한테 많이 듣는다"고 밝혔다.

헤이즈 인터뷰 / 사진=스튜디오 블루 제공


헤이즈는 자신이 쓰던 일기에 취미 삼아 멜로디를 붙이면서 곡을 쓰게 됐다. 제대로 작곡, 작사법을 배우진 않았으나 그는 수많은 자신의 곡들을 차트 상위권에 올려놓으며 '음원퀸'이란 수식을 얻었다.

그는 "갑자기 가사랑 멜로디가 같이 떠오를 때가 있다. 창밖을 보다가 '비도 오고 그래서' '저 별'을 작업했다. '떨어지는 낙엽까지도'도 그렇게 작업했다. 트랙 위에 쓰는 것보다 갑자기 떠오르는 곡을 쓸 때 가장 저다운 음악이 나오는 것 같다. 여태까지 사람들이 좋아했던 음악도 갑자기 떠올랐던 가사, 멜로디였다"고 회상했다.

헤이즈는 최근 몇 년 간 삶의 변화 없이 똑같은 패턴으로 살아와 행여 곡 영감이 고갈될까 걱정했다. 그럼에도 그는 노래 만드는 게 가장 재밌고,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열심히 달릴 것이라 자부했다.

그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이렇게 열심히 달릴 수 있는 시기가 길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다. 나중에 분명히 그리워할 거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하고 있다. 음악 작업을 하면서 힘들었던 적은 없다. 너무 흥미롭고 재밌다. 이번에도 마스터 끝나자마자 다른 곡을 작업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제 솔직한 이야기들을 부끄럼 없이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가수가 되겠습니다. 열심히 노래를 만들고 부를 테니 기다려주시고 기대해주세요."

헤이즈 인터뷰 / 사진=스튜디오 블루 제공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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