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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일 단장 "남북 대결, 전쟁치르는 것 같았다"
작성 : 2019년 10월 17일(목) 02:40

최영일 단장 /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인천공항=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전쟁치르듯 했다"

최영일 단장이 전한 남북 대결의 모습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 오전 1시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벤투호는 지난 15일 북한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에서 북한과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2승1무(승점 7, +10)를 기록하며 조 선두 자리를 지켰다.

벤투호는 당초 평양 원정에서 승점 3점을 목표로 했다. 무승부에 그치며 그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어려운 환경과 여건, 상대의 거친 플레이 속에서 누구도 다치지 않고 돌아왔다는 것은 성과다.

최영일 단장은 "(평양 원정이) 부담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다. 선수들도, 스태프들도 마찬가지였다"면서 "어려운 환경에서 잘 싸운 후배들이 자랑스럽고 고맙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운 문제가 많았다. 이기러 갔지만, 비긴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평양 원정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번 평양 원정에서 북한은 거친 경기로 한국을 상대했다. 경기 중 선수들 간의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다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최영일 단장은 "전쟁치르듯 했다. 북한 선수들이 지지 않으려는 눈빛이 살아 있었다. 경기 자체가 거칠어졌다"면서 "선수들이 부상 없이 잘 끝내고 승점 1점을 따왔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무관중 경기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당초 한국과 북한의 경기에는 4만 명의 관중이 들어찰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외국 대사관 직원 몇 명이 경기장을 찾았을 뿐, 북한 주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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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단장은 "사실 많이 놀랐다. '문이 열리면 관중들이 들어오겠지'라고 기대를 했는데 끝까지 문이 안 열렸다. 선수들도, 감독도 많이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기 외적으로도 통제가 많았다. 최 단장은 "인터넷 자체가 아예 안 됐다. 호텔 문앞을 못나가게 하고 외부인도 못 들어오게 했다. 호텔 안에는 거의 선수단만 있었다"면서 "(북한 직원들에게) 말을 시켜도 눈을 마주친 적이 없고, 물어봐도 대답도 잘 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관중에 대해서도 대답을 안 했다. '왜 무관중 경기를 했느냐'라고 물어보니 '오기 싫어서 안 오지 않느냐'라고 넘기고 정확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북한의 대응이) 싸늘했다. 추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최 단장은 "(북한과) 최종예선 때 다시 만나면 혼내줄 것이다. 실력이나 기술은 우리가 훨씬 낫다"면서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열심히 해줘 고맙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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