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사람이 좋다’에서 작곡가 유재환의 진솔한 모습이 공개됐다.
15일 방송된 MBC ‘사람이 좋다’에서는 유재환의 일상이 전파를 탔다.
2015년 MBC ‘무한도전’ 출연을 계기로 방송계에 등장한 유재환. 유재환은 "그때 작업실에 촬영 온다더라. 아이유 님 되게 좋아하는데 구경해도 되냐고 했더니 구경하라고 사인시켜줄게 했다. 그게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계기다"고 돌이켰다.
이후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고정으로 출연하는 프로그램만 10개에 달했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건강은 뒷전이었다. 각종 질병에 시달리던 그는 큰 결심을 했고, 올해 4월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해 4개월 만에 몸무게 104kg에서 72kg로, 32kg 감량에 성공했다.
다이어트 이후 일상생활에 달라진 점이 많다. 달라진 자신의 외모가 스스로 봐도 잘생겨 보여 거울 보는 재미에 빠졌고 다리 꼬기, 쪼그려 앉기 등 다이어트 전 되지 않던 자세들이 될 때마다 소소한 행복감을 느낀다.
고등학교 1학년부터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유재환. 선원이었던 아버지는 자주 집을 비워 가족을 챙기지 않았다. 그러고 어느 날 가족을 떠났다. 유재환은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냐고 이야기하면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 그냥 잘 안 맞다고 하기에는 너무 어머니가 피해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처를 좀 많이 받았다. 다시 이야기하는 것조차도 또 너무 고통스러운 일일 것 같아서 '상처를 받았어요'밖에 못 표현할 정도다"고 털어놨다.
어머니 정경숙 씨는 제작진에게 "그래도 아버지인데 쟤도 속상할 거다. 표를 아직까지는 안 낸다. 오히려 그게 화를 낼 때는 내도 좋은데 쟤는 일체 표를 안 낸다. 그러니까 쟤 마음이 어떤지 저는 잘 모른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애틋해 보이는 모자 사이에는 큰 위기가 있었다. 지난 2013년 어머니가 자궁내막암 진단을 받았던 것. 개복수술을 하기 전까진 암의 진행 상황조차 알 수가 없어 수술 날이 어머니의 마지막 날이라는 생각까지 했다.
당시, 어머니가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자 어릴 적 살았던 동네를 어머니와 매일 갔었다는 그. 유재환은 "죽기 전에 지난 삶이 주마등처러머 보인다고 하지 않나. 나는 또렷하게 보이게 해드리고 싶었다. 그런 의무감으로 엄마와 같이 온 거다"고 털어놨다.
이번에는 건강을 되찾은 어머니와 다시 추억의 장소를 찾았다. 바쁜 일정 탓에 그동안 어머니와 여행 한번 제대로 못 가본 게 후회가 된다는 유재환. 고등학교 졸업식 이후 10년 동안 같이 찍은 사진이 없어 어머니는 아들과 여행을 하며 사진 한 장 남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어렵게 시간을 내 어머니가 꿈꾸던 홍콩으로 여행을 떠났다. 첫 해외여행에 아들 재환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아이처럼 좋아하는 어머니의 모습에 진작 같이 오지 못한 것에 미안한 마음뿐. 서로에게 괜한 걱정을 끼칠까 봐 말하지 못했던 속 이야기를 처음으로 털어놓는 모자. 두 사람이 전하고 싶었던 진심은 무엇일까?
유재환 엄마는 "너는 왜 속마음을 이야기 안 하니. 힘들면 힘들다고 말했다. 유재환은 "엄마도 한번도 안 이야기했다"고 응수했다. 유재환 엄마는 "난 엄마니까 그런거다"고 해명했다. 유재환은 "내가 알아서 이야기 안 하면 엄마도 걱정 덜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재환 엄마는 제작진에게 "쟤랑 나랑 서로 배려하는 거다. 이런 말 하면 섭섭하겠지 하니까 서로 말 안 하는거다. 재환이는 내가 짠하게 생각한다는 걸 쟤도 모를거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앞으로는 서로 마음을 나누기로 약속했다.
유재환을 전문 방송인으로 알거나, 코미디언 박명수의 매니저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그는 2008년 디지털 싱글앨범을 낸 이후 주현미, 소찬휘, 박명수, 어반자카파, 버벌진트, 셀럽파이브 등과 작업해 50곡이 넘는 곡을 발표한 작곡가로도 활약해오고 있다.
대중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싶어 트로트, 동요, 발라드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있다는 유재환. 요즘에는 트로트 곡을 작업 중이다. 바로 트로트 가수 김연자의 신곡. 2019년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도 나온 곡이다.
유재환은 "누님께서 너무 좋아해서 녹음까지 다 하고 음원 제작까지 했다. 이제 마지막 단계다. 지금 하는 작업은 작사 작곡 편곡 녹음까지 끝났고 믹스 마스터링 작업 중이다'고 말했다.
유재환은 고등학교 때 하고 싶은 일이 음악밖에 없다고 생각했다.음악에 빠져 청소년 음악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대학교 전공은 법학. 유재환은 "고등학교 때는 어머니의 압박에 못 이겼다"고 말했다. 그래도 노래에 대한 꿈을 접지 않았다.
정경숙 씨는 "아들이 공부도 잘했고 고등학교 때 학생회장이었다. 음악한다니까 반대 많이 했다. 지금은 3년 전에 우리 아이가 시상식에서 시상을 하는데 그때는 어머나 뿌듯했다"고 말했다.
음악 작업할 때는 부드러운 남자가 아닌 상남자로 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