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류현진(LA 다저스)의 2019 시즌이 허무하게 마무리 됐다.
다저스는 10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5차전에서 워싱턴 내셔널스에 연장 10회 혈투 끝에 3-7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워싱턴에 챔피언십시리즈(NLCS) 진출 티켓을 내줬다.
NLDS 2승2패로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안방에서 열린 5차전에서 다저스는 2회까지 맥스 먼시의 투런포와 키케 에르난데스의 솔로 홈런으로 3-0으로 앞서 나갔다. 6회에 1점을 허용했지만, 리드를 허용하지 않았다. 다저스는 8회초 승리를 굳히기 위해 클레이튼 커쇼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커쇼가 앤서니 렌던과 후안 소토에 연속해서 홈런을 얻어 맞으며 3-3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연장 10회초에 조 켈리가 하위 켄드릭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올 시즌 구단 역사상 최다승인 시즌 106승(56패)의 성적을 거두며 내셔널리그 최고의 승률을 달성한 다저스는 와일드카드를 거쳐 올라온 워싱턴에 덜미를 잡혔다. 지난 2013년부터 7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이번 시즌도 역시 월드시리즈 우승 숙원을 풀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류현진의 가을야구도 끝났다. 지난 7일 열린 NLDS 3차전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도 벼랑 끝에 몰린 팀 상황에 불펜 등판 의지를 보였으나 커쇼가 마운드에 오르면서 무산됐다. 류현진은 이날 다저스가 워싱턴을 꺾는다면 NLCS 1차전 선발 투수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다저스의 전략적 선택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그의 가을야구는 여기서 마치게 됐다.
비록 월드시리즈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류현진에게는 잊을 수 없는 최고의 한 해였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다저스의 1년 1790만 달러(214억 원)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하면서 팀에 잔류한 류현진은 부상 복귀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류현진은 올 시즌 29경기에서 182.2이닝을 던지며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의 성적을 올렸다. 아시아 출신 최초로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6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무패) 평균자책점 0.59의 눈부신 성적을 올리며 이달의 투수로 선정됐고,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선정돼 선발투수로 꿈의 무대에 등판하기도 했다.
위기도 있었다. 류현진은 8월 중순부터 4경기 연속 부진하며 늪에 빠지기도 했지만, 맥스 슈어저(워싱턴),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 등과 함께 사이영상 후보에 오르며 이번 시즌을 큰 부상 없이 잘 넘겼다.
올 시즌 종료 후 류현진은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다저스와 재계약을 맺고 잔류할지, 타팀으로 떠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떠나게 된다면 NLDS 3차전 등판이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던진 마지막 경기가 된다. 내년 만 33세가 되는 류현진은 휴식을 취한 뒤 차기 시즌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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