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류현진의 파트너' 러셀 마틴(LA 다저스)이 다저스의 구세주가 됐다.
다저스는 7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워싱턴 내셔널스에 10-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기록한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반면 워싱턴은 1승2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마틴이었다. 포수 겸 8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마틴은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홈플레이트에서는 선발투수 류현진과 호흡을 맞춰 5이닝 2실점 호투에 힘을 보탰다.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마틴은 뉴욕 양키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에서 활약했다. 이후 올해 1월 트레이드를 통해 다시 친정팀의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주전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을 FA로 내보낸 다저스는 마틴과 오스틴 반스가 안방의 구멍을 메워주길 기대했다.
다만 마틴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83경기에서 타율 0.220 6홈런 20타점 OPS 0.667에 그쳤다. 그사이 신인 윌 스미스가 다저스 안방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을 받았고, 스미스 주전-마틴 백업 체제가 완성됐다.
만약 류현진과 마틴이 호흡을 맞춘 경기의 성적이, 류현진과 스미스가 조합을 이룬 경기의 성적과 유의미한 차이가 있지 않았다면 마틴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을 것이다.
1, 2차전에서 마틴은 스미스에 밀려 단 한 이닝, 한 타석도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3차전 선발투수로 예고되면서, 마틴도 함께 출전 기회를 얻게 됐다.
그리고 마틴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팀이 1-2로 뒤진 6회초 2사 1,3루 찬스에서 패트릭 코빈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이어 9회초에는 승부를 결정짓는 투런포까지 쏘아 올렸다.
수비에서의 활약도 준수했다. 1회초 후안 소토를 상대로 높은 공을 유도하다가 투런포를 허용했지만, 이 공은 스트라이크존 보다 훨씬 높은 빠지는 공이었다. 류현진과 마틴이 실수를 했다기보다는 소토가 잘 쳤다고 보는 것이 맞다.
가을야구는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한 무대다. 스미스가 2경기에서 7타수 1안타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틴의 활약은 다저스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다저스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그랜달이 흔들리자 백업포수 오스틴 반스를 주전포수로 활용한 경험이 있다. 마틴이 오늘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또 다시 그런 일이 벌어진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NLDS 3차전의 영웅이 된 마틴이 남을 가을야구에서도 베테랑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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