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류현진(LA 다저스)이 콜로라도 로키스에게 푸짐한 선물 보따리를 받았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2피홈런) 8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다저스의 7-3 승리를 견인한 류현진은 시즌 13승(5패)째를 신고했다. 지난달 12일 12승 달성 이후, 무려 5전 6기 끝에 이룬 13승이다. 평균자책점은 2.41로 내려갔다.
또한 타석에서는 5회초 콜로라도 선발투수 안토니오 센자텔라를 상대로 홈런포를 가동하며 메이저리그 첫 홈런을 신고했다.
류현진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먼저 완전한 부활을 알렸다. 지난 15일 뉴욕 메츠전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을 때는 류현진의 부활에 대해 조금은 물음표가 남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경기까지 2경기 연속 7이닝을 소화하며 이제는 제 컨디션을 회복했음을 증명했다.
올 시즌이 가기 전 콜로라도와의 악연을 끊은 것도 성과다. 류현진은 이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콜로라도와의 4차례 맞대결에서 승리 없이 1패에 그쳤다. 놀란 아레나도, 찰리 블랙몬 등 천적들과의 맞대결에서 늘 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 승리로 그동안 콜로라도에 대한 아쉬운 기억을 씻게 됐다.
평균자책점 1위 자리도 유지했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이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 ERA 2.51)의 승리 분위기로 흘러가는 가운데, 평균자책점은 류현진의 마지막 자존심이다. 이날 경기로 평균자책점이 상승하면서 디그롬과의 차이가 좁혀졌지만, 아직은 류현진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타석에서도 선물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첫 홈런이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기대 이상의 뛰어난 타격 솜씨를 발휘하며 '베이브 류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마운드에서는 공을 던지는 모습 만큼이나 타석에서의 류현진의 활약도 야구팬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홈런이 없었다는 점이다. 6년 동안 2루타 8개, 3루타 1개를 기록했지만, 유독 홈런과는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날 경기를 통해 당당한 홈런 타자가 됐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 치운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인 2013년 154탈삼진을 기록한 뒤, 한 번도 이를 넘어서지 못했다. 부상으로 인해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없었고, 따라서 탈삼진 수도 적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 8탈삼진을 더해 156탈삼진을 기록하며, 2013년의 기록을 뛰어 넘었다. 다음 등판에서는 160탈삼진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류현진에게 이번 콜로라도전은 잊을 수 없는 추억과 많은 선물을 받은 경기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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