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독한 여자들이 뭉쳤다. '시크릿 부티크'는 여자를 중심으로 한 '레이디스 누아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최근 부진했던 SBS 드라마에 단비를 내릴 수 있을까.
18일 오후 서울시 목동 SBS에서는 SBS 새 수목드라마 '시크릿 부티크'(극본 허선희·연출 박형기)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박형기 PD를 비롯해 배우 김선아, 박희본, 고민시, 김재영, 김태훈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시크릿 부티크'는 재벌기업 데오가(家)의 총수 자리, 국제도시개발 게이트를 둘러싼 독한 레이디들의 파워 게임을 담은 레이디스 누아르 드라마다.
박형기 감독은 "지금까지 남자들의 권력 욕망을 다룬 드라마는 많았는데 '시크릿 부티크'는 사건을 이끄는 모든 주체가 여자"라며 "남자들은 여자를 보좌하고,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며 여자들의 욕망을 제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여자가 주체가 되는 드라마 장르를 어떻게 정의할까 생각하다가 '레이디스 누아르'로 정했다"며 "겉으로 보면 김여옥(장미희)에 대한 제니 장(김선아)의 복수극으로 볼 수 있지만 제가 하고 싶은 것은 복수의 완성이 아닌 복수의 과정을 통해 잃게 되는 소중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어둡고 무거울 수 있는 주제와 이야기지만 다양한 사건과 큰 스케일에 전개가 빨라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재밌게 감상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선아는 J부티크 사장이자 정·재계 비선실세로 거듭난 제니장, 장미희는 재벌기업 데오그룹 총재로 융천시 국제도시개발 성공을 발판으로 국내 10대 그룹에 들어가는 것이 남은 꿈인 김여옥, 박희본은 데오가 장녀이자 데오재단 전무, 데오코스메틱 대표로 제니장이 비상하게 되자 열등감에 쌓이게 되는 안하무인 데오가의 공주 위예남을 맡아 연기 대결을 펼친다.
'믿고 보는 배우' 김선아가 작품의 선봉에 선다. 김선아는 박형기 PD와 드라마 '여인의 향기'(2011) 이후 8년 만에 손을 잡았다.
김선아는 "처음에 박형기 감독님께서 대본을 주셨는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감독님께서 연출하시면 하겠다'고 했었다"며 "그때는 데스크에 계셨었는데 한 달 뒤에 본인이 연출을 하게 될 것 같다고 하셔서 바로 하겠다고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여인의 향기'라는 작품으로 감독님과 인연을 맺었는데 그때 촬영이 너무 즐거웠다. 가슴 한쪽에 아직도 남아있는 작품"이라며 "박형기 감독님은 몇 번이고 다시 만나고, 함께 작업하고 싶은 감독님이었다"고 밝혔다.
김선아가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박형기 감독이었다면, 박희본이 '시크릿 부티크'를 선택한 이유는 김선아였다. 김선아를 '롤모델'이라고 밝힌 박희본은 "처음에 감독님께서 4부까지의 대본을 주셔서 읽었는데 너무 재밌었다"며 "'제니 장 역할은 누가 할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김선아 선배님이 하신다고 해서 출연하게 됐다. 꼭 한 번 같이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선아 선배님과 함께 연기하는 게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실제 연기를 하는데 선배님이 잘해주시고 잘 맞춰주셔서 캐릭터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희본은 지금까지 했던 연기와는 결이 다른 악역을 맡았다. 그는 "저는 악역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연기했다. 상황이나 사람에 따라 제 행동이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그동안 안 해봤던 독한 대사를 많이 하는데, 악역이라는 생각은 안 했다. 감독님은 저한테 '귀여운 빌런'이라고 해주셨는데, 제가 생각해도 맞는 것 같다"고 웃었다.
'시크릿 부티크'는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과 같은 출발 선상에서 시작하게 된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시작하는 만큼 상대작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터.
김선아는 "'내 이름은 김삼순'처럼 시청률 40%~50% 나오던 시절이 아니지 않나"며 "숫자에 민감한 편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침체기라는 생각이 드는데, 모든 드라마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나 영화나 다 잘 돼서 예전처럼 활기찬 상황이 됐으면 좋겠다"며 "그래야 저희도 배우로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길 수 있을 것 같고, 시청자들도 여러 장르를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오늘은 '시크릿 부티크'를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시크릿 부티크'는 이날 밤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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