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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물리학' 박해수의 엉성하고 어설픈 정의 구현 이야기 [종합]
작성 : 2019년 09월 11일(수) 17:40

양자물리학 박해수 서예지 / 사진=방규현 기자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어설픈 연출과 마치 남의 옷을 빌려입은 듯한 배우들의 모습이 과연 관객들을 흔들 수 있을까. 영화 '양자물리학'의 이야기다.

11일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양자물리학'(감독 이성태·제작 메리크리스마스)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성태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박해수, 서예지, 김상호, 김응수, 이창훈이 참석했다.

'양자물리학'은 정의로운 클럽 사장 이찬우(박해수)가 유명 연예인의 마약 사건에 검찰, 정치계가 연결된 사실을 알고 업계 에이스들을 모아 대한민국의 썩은 권력을 응징하는 범죄 오락 영화다.

'양자물리학'은 기존의 영화에서 조연 역할에 머물렀던 클럽 사장, 업계 에이스 그리고 구속된 형사가 직접 마약 수사에 나선다는 설정을 내세운다. 또한 이들이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권력을 응징하는 모습에선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겠노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작품이 가장 내세웠던 것은 '대리 만족'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연 '양자물리학'은 대리도, 만족도 아니었다. 캐릭터들은 각자 다른 이야기와 다른 욕망을 추구한다. 주제는 정의구현이지만, 인물들은 정의와 제법 멀리 있는 모양새다. 특히 '양자물리학'이라는 개념이 시나리오에 투영된 과정은 다소 억지스럽다.

이와 관련해 이성태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 양자물리학이 개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녹여냈다. 허무맹랑할지 모르지만 주인공의 위기탈출을 색다르게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극 중 찬우는 "생각은 현실을 만든다"고 말하며 '양자물리학'의 이론을 빌려 설명한다. 하지만 결코 그 이상의 이야기는 끌어내지 못한다. 제목이 무색한 지점이다. 특히 '정의로운' 인물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 각종 범죄를 저지른다는 플롯은 엉성하고 어설프다. 범죄를 응징하는 과정 역시 진부하고 뻔하다.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력 역시 촌스럽기만 하다. 실제로 촌스러운 복장과 뻔한 멘트들로 꾸며진 찬우라는 인물은 극을 아우르지 못한다.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낳은 신스틸러, 박해수라는 배우의 한계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양자물리학 박해수 서예지 / 사진=방규현 기자


아울러 '양자물리학'은 유명 연예인이 연루된 마약 파티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작품이 홍보를 시작할 무렵, 일각에서는 현실 속 클럽 사장은 범죄의 중심에 서 있는데 영화 속에서는 해결사가 됐냐는 지적과 작품이 버닝썬 게이트를 미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당시 '양자물리학' 측은 "클럽 사장이 마약 사건을 파헤친다는 소재는 영화적 캐릭터와 설정일 뿐"이라며 "앞서의 사건들을 미화할 가능성은 없다"며 해명했지만 굳이 현재 시점에서 필요한 주제와 소재였는지 의문을 자아낸다.

특히 '양자물리학'이 촬영을 진행했던 버닝썬은 그룹 빅뱅 출신 승리가 사내이사로 있던 클럽으로, 마약 유통 및 투약,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 불법촬영 및 불법촬영물 유통, 미성년자 출입과 무허가 영업 등 다양한 범죄 의혹을 받은 곳이다. 아울러 경찰과 유착 의혹까지 제기돼 더 논란이 됐다. 이후 2월 폐업했다.

이에 대해 이성태 감독은 "초고 썼을 때가 2016년"이라면서 "극 중 찬우라는 캐릭터가 '생각이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위기와 고난을 극복해 나가는 게 핵심"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 영화 속에서 버닝썬 클럽 장면은 여과없이 흘러 나왔고, 버닝썬 클럽을 유명하게 했던 '만수르 세트'의 퍼포먼스까지 나오며 버닝썬 클럽을 다시 기리는 용도가 됐다. 이처럼 수많은 단점으로 무장한 '양자물리학'이 과연 대중의 어떤 평가를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작품은 25일 개봉한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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