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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딩크' 박항서, '스승' 히딩크에 승부보다 예우
작성 : 2019년 09월 09일(월) 13:30

사진=베트남축구협회

[스포츠투데이 노진주 기자] '쌀딩크' 박항서가 '스승' 거스 히딩크에 대한 예우를 다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U-22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오후 7시 거스 히딩크가 수장으로 있는 중국 U-22 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응우옌 띠엔 린의 멀티골을 앞세워 2-0 승리를 거뒀다.

경기 결과도 물론 중요했지만 두 거장 간의 만남에 관심이 쏠렸다. 두 감독은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의 사령탑과 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추며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4위 기적'을 합작했기 때문. 이후 박항서 감독은 그때의 가르침과 자신의 노하우를 얹어 아시아 축구의 변방이었던 베트남을 복병으로 성장시켰다. 아시안게임 4강, 스즈키컵 우승 등 여러 성과를 만들며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뜻인 '쌀딩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과 17년 만의 재회를 한 박항서 감독은 흘러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경기 전 공식훈련에 앞서 히딩크 감독을 찾은 그는 "(히딩크 감독을) 다시 볼 수 있는 점에서 내게 매우 의미 있는 경기다. 그는 내 감독 커리어에 큰 영향을 준 지도자"라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박항서 감독은 이날 경기를 위해 일정까지 조정했다. 당초에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A대표팀을 이끌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준비에 집중하려 했다. 이번 맞대결은 아쉽게 무산될 뻔했던 것. 그러나 박 감독은 태국과의 경기를 마친 뒤 중국으로 이동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했고,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중국과 친선경기를 치는 것으로 결정했다.

박항서 감독은 경기 후에도 예우를 다했다. 베트남이 2-0으로 승리를 거둔 후 별다른 기쁜 기색을 드러내지 않았다. 또한 히딩크 감독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이며 다시 한번 존경심을 표했다.

축구는 '결과로 말하는 것'이라지만 때론 '히딩크를 향한 박항서의 예우'와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따뜻한 정신도 필요하다.

[스포츠투데이 노진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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