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노진주 기자] 박항서 감독이 '스승' 거스 히딩크 감독을 넘어섰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U-22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오후 7시 거스 히딩크가 수장으로 있는 중국 U-22 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응우옌 띠엔 린의 멀티골을 앞세워 2-0 승리를 거뒀다.

두 감독은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의 사령탑과 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추며 '월드컵 4위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박항서 감독은 히딩크 감독에게서 배운 노하우를 바탕으로 베트남의 축구 열풍을 일으켰다. 아시안게임 4강, 스즈키컵 우승 등 여러 성과를 만들며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뜻인 '쌀딩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과 '쌀딩크' 박항서 감독은 이제 중국과 베트남의 사령탑이 돼 서로를 상대했다.

이번 맞대결은 아쉽게 무산될 뻔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A대표팀도 맡고 있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준비에 집중하려 한 것. 그러나 박 감독은 태국과의 경기를 마친 뒤 중국으로 이동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히딩크 감독과의 재회 및 동남아시안게임을 앞둔 선수들의 기량 확인 의도로 파악된다.

베트남과 중국은 평가전 취지에 걸맞게 실험성이 강한 선발진으로 전반전 맞대결을 펼쳤다.

베트남은 전반 초반 주도권을 쥐고 중국을 흔들었다. 전반 13분 베트남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며 중앙으로 공을 패스했다. 하지만 중국의 골키퍼가 먼저 공을 처리했다. 공격의 포문을 연 기세를 몰아 베트남은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17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이어받은 띠엔 린이 문전에서 감각적인 슈팅으로 중국의 골망을 갈랐다.

중국은 전반 중반부터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반 20분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며 슈팅 찬스를 엿봤다. 하지만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베트남 수비가 먼저 걷어냈다. 전반 31분에는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원투 패스를 주고받으며 골키퍼 바로 앞까지 공을 몰고 들어갔지만, 수비에 막히며 코너킥으로 연결됐다. 코너킥에서 중국이 헤더골을 노렸지만, 골대를 빗나갔다.

전반전은 베트남이 1-0으로 경기를 리드한 채 마무리됐다.

후반전도 베트남의 주도로 흘러갔다. 후반 14분 띠엔 린이 추가골을 터트리며 중국의 추격 의지 마저 꺾었다. 전·후반 베트남이 보여준 조직력은 중국보다 단단했다. 이는 경기 내내 중국을 리드하는 원인이 됐고, 이날 경기 2-0 승리로 마무리 지은 원동력으로도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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