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배우 여진구의 연기 스펙트럼은 어디까지일까. 사극부터 로맨틱 코미디까지. 여진구라는 꽃이 '호텔 델루나'를 통해 드디어 만개했다.
1일 tvN 토일드라마 '호텔 델루나'(극본 홍정은, 홍미란·연출 오충환)이 종영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호텔 델루나를 떠나 다시 만난 장만월(아이유)과 구찬성(여진구)의 모습을 담으며 막을 내렸다.
장만월과 구찬성은 천천히 이별을 준비했다. 장만월은 "계속 너랑 같이 있고 싶고 너를 두고 가고 싶지 않아. 미안해. 널 이렇게 좋아하게 될 줄 몰랐어. 다음 생에 반드시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며 눈물을 흘렸다.
구찬성은 뉴욕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마음 한 켠으로는 여전히 장만월을 떠올렸다. 시간이 흘러 장만월과 구찬성은 공원에서 재회했다. 두 사람은 "시간을 건너 어느 생엔가 우리가 같이 한다면 그 생에서는 당신 곁에서 늘 함께이기를 바라봅니다. 그때 우리는 아주 오래 서로의 옆에서 행복할 겁니다"라는 나레이션이 흐르며 해피엔딩을 암시했다.
아이유와 여진구의 만남, 홍자매의 신작. 많은 이들의 기대 속 막을 올린 '호텔 델루나'는 시청자들의 호평과 화제성, 시청률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전작 '아스달 연대기'가 화려한 라인업과 높은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5~6%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부진했던 만큼 그 뒤를 이어받은 '호텔 델루나'의 어깨가 다소 무거웠던 것이 사실. 그러나 '호텔 델루나'는 그 부담감의 무게를 이겨내고 시청률 10%를 돌파, tvN 드라마의 체면을 세웠다.
뿐만 아니라 '호텔 델루나'는 나오는 OST마다 음원 차트에서 줄을 세우는 파워를 보여준 것은 물론 5주 연속 콘텐츠 영향력 지수 1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지상파와 케이블 드라마의 계속된 부진 속 '호텔 델루나'의 선전은 꽤 의미 있는 일이었다.
여기에는 드라마의 중심을 잡아준 여진구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여진구는 어떤 순간에도 흔들림 없이, 오로지 장만월을 위해서만 내달리는 구찬성의 묵직한 사랑을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표현했다. 특히 장만월이 그리워 토해내듯 오열하는 여진구의 연기는 단연 압도적이었다.
이렇듯 여진구는 아역 때부터 이어져 온 연기 내공을 통해 판타지 드라마의 무게 중심을 단단히 잡았다. 연약하지만 따뜻하고 듬직한 매력의 구찬성의 캐릭터가 여진구의 연기를 통해 비로소 완성된 듯 보였다.
그동안 여진구는 출연하는 작품마다 나이를 뛰어넘는 선 굵은 연기로 '연기 천재'라고 평가받았다. 이는 앞서 상반기를 장악한 사극 '왕이 된 남자'의 1인 2역 연기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 서슬 퍼런 독기 속에 처연함을 담은 폭군과 거침없고 유쾌하면서도 허당 매력을 지닌 광대를 오가는 소름 돋는 연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아역의 이미지가 강했던 그는 '왕이 된 남자'로 아역의 꼬리표를 확실히 지우고 성인 연기자로 우뚝 섰다.
그런 그가 곧바로 정반대의 장르인 '호텔 델루나'를 선택한 후 달달하고 섬세한 감성 로맨스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로맨틱 코미디' 장르도 장악했다. 이로써 여진구는 어떤 장르도 원톱으로서 드라마를 끌고 나갈 수 있다는 능력을 증명한 셈이다.
'왕이 된 남자'부터 '호텔 델루나'까지 필모그래피에 새겨넣은 여진구. 20대 대표 남배우로 자리매김한 그의 성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