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에 이어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원정 도박 혐의 등을 조사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했다.
29일 오전 9시 50분께 양현석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이날 양현석은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성접대 관련 질문에는 침묵을 지켰다.
양현석이 받는 혐의는 상습도박과 외국환 거래법 위반 혐의 등이다. 지난 5년 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 등에서 상습 도박을 했고, 한 번에 최대 수천만 원씩, 모두 10억 원가량의 판돈을 걸고 도박한 혐의다. 또한 현지에서 달러를 빌린 뒤 국내로 돌아와 원화로 갚는 환치기 수법으로 도박 자금을 조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양현석이 YG 미국 법인 자금으로 도박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횡령 혐의가 추가되고, 경찰은 이번 조사에서 양현석의 성접대 의혹도 함께 조사할 계획이다.
이전까지 양현석은 YG 엔터테인먼트의 수장으로써 명실공히 대한민국 엔터계를 주름잡는 대표적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가 키운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클럽 버닝썬 사태로 인해 역풍을 맞았다. 이전에도 자사 아티스트들에 비일비재하게 벌어진 마약 스캔들, 봐주기 수사 의혹, 특혜 논란 등으로 숱하게 각종 추문에 휩싸인지 오래지만, 양현석은 늘 꼿꼿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렇기에 비록 리더로서의 자질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를지언정, YG 왕국은 굳건했다. 실력있는 아티스트들과 이들이 국내 대중문화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모든 논란을 감안하면서도 독보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많은 대중은 싸늘하게 등을 돌렸다. 그 실상을 들춰보니 '정도'가 지나친 까닭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각종 비리, 부패, 경찰 폭력, 약물 이용 성폭력, 마약 판매, 경찰 유착, 성접대 의혹 등 입에 담기도 저속하고 수치스러운 추문이 쏟아졌고 그 범죄의 온상으로 양현석이 지목됐다.
더 이상 "아티스트 관리 소홀, 책임 통감"이라는 안일한 해명으론 피할 수 없는 상태. 양현석 본인에게 탈세 의혹, 해외 VIP 성접대 의혹, 자사 아티스트 마약 스캔들을 덮기 위한 회유와 협박 의혹, 도박 의혹까지 피할 수 없는 화살이 쏟아진 셈이다. 물론 양현석은 형식적으로 경영진의 자리에서 물러나며 "불법적인 일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미 추락한 브랜드 가치와 신뢰도는 쉽게 회복되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엔터 업계를 주름잡고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던 리더의 몰락은, 대중에게 더없이 커다란 충격이자 환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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