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가수 임창정의 콘서트 계약을 두고 전 소속사 nhemg와 공연기획사들 간의 법적 공방이 치열하다. 추정 피해 액수만 수십억 원이지만 사태의 실질적 책임자가 명백히 드러나지 않아 문제다.
지난 6월 임창정의 전 소속사 nhemg는 사기 혐의로 소송에 휘말렸다. 공연기획사 마이바움을 비롯한 총 3사는 nhemg와 김명훈 대표가 계약된 내용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며 이들을 상대로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마이바움 측은 소송과 관련, "2019년에 진행되는 임창정의 전국투어콘서트 서울 공연을 포함한 총 14회 공연에 대해 계약을 체결했고, 출연료 명목으로 nhemg 측에 총 13억4200만 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계약은 이행되지 않았고, nhemg가 각 지역 공연 판권을 제3자에게 양도해 공연 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nhemg 측은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마이바움 측이 계약과는 다르게 출성실한 행동 및 무책임한 진행 태도를 보였고, 수 차례 공연 과정 수정 요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당사는 마이바움 측으로부터 13억 4200만 원을 지급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한 것. 그러면서 자신들을 고소한 마이바움에 대해서는 "허위사실유포 및 명예휘손 등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맞대응을 예고했다.
치열한 법적 공방전이 예고된 가운데, 마이바움 외에도 서울 내 공연기획사 2곳도 추가로 nhemg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특히 더길은 "임창정 콘서트 명목으로 10억 원을 받은 nhemg가 우리가 아닌 다른 곳과 이중계약을 해 임창정 콘서트를 불법으로 진행했다"며 "이미 오래전에 강남서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지난달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방공연기획사 A사도 임창정의 콘서트 및 기타 공연을 기획, 주관하는 생명나무미디어와 관련자 B 씨를 사기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티브이데일리 단독 보도에 따르면 A사는 2월 14일, 생명나무미디어를 상대로 임창정의 지방 콘서트 1회, 서울 엔딩 콘서트 2회에 대한 권리를 갖는 계약을 맺었다. 해당 계약으로 A사는 2억 원을 선입금했지만, 콘서트는 성사되지 않았다.
피해액 추산 30억원. 이러한 첨예한 대립이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허술한 계약 구조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속 계약을 체결할 당시 공연의 권리 주체, 계약금 명목 등이 보다 더 투명하게 이루어진다면 계약 후의 문제들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아티스트의 무대를 내건 계약임에도 불구하고 아티스트가 해당 공연에 대해 구체적으로 인지하지 못 하는 점 역시 개선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임창정은 개인 SNS를 통해 "나도 피해자다. 열심히 노래한 것뿐"이라며 "누가 진실일지 나도 궁금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임창정의 말처럼 그 역시 법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는, 또 다른 피해자일지 모른다. 다만, 자신의 이름을 건 공연을 둘러싸고 발생한 잡음이라는 점에서 도의적인 책임은 필요해 보인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K팝 시장이다. 눈부신 성장을 이룬 국내 가요 시장에 동떨어진 이 같은 사건은 철저히 책임자를 가려 재발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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