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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 장애 3급' 이덕희, ATP 투어 단식 본선서 승리…역사상 최초
작성 : 2019년 08월 20일(화) 14:08

사진=S&B 컴퍼니

[스포츠투데이 노진주 기자] 청각 장애 3급인 이덕희(21·세계랭킹 212위·서울시청)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본선에서 역사적인 승리를 따냈다.

이덕희는 20일(한국시각) 미국 노스캘롤라이나주 윈스턴 세일럼에서 열린 ATP 투어 윈스턴 세일럼 오픈 남자 단식 본선 1회전에서 헨리 라크소넨(122위·스위스)을 2-0(7-6<4> 6-1)으로 제압했다. 동시에 청각장애 선수 최초로 ATP 투어 단식 본선에서 승리를 거머쥐는 새로운 역사도 썼다.

이덕희는 한때 세계랭킹 93위까지 올랐던 라크소넨을 상대로 서브 에이스 9개를 몰아쳤다.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따낸 이덕희는 2세트에서 초반부터 라크소넨을 몰아세우며 가볍게 승리를 손에 쥐었다.

경기 뒤 윈스턴 세일럼 오픈은 공식 SNS에 "기억해야 할 이야기가 있다. (이)덕희는 청각 장애가 있는 선수 최초로 (남자 단식 본선 1회전에서 승리하는) ATP 투어 역사를 썼다"는 글을 올리며 이덕희가 쓴 새 역사에 기쁨을 표현했다.

이어 "우리는 그와 함께 앉아서 이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풀 기회가 있었다"며 이덕희의 인터뷰 영상 또한 게재했다.

사진=윈스턴 세일럼 오픈 공식 SNS 캡처


영상 속에서 이덕희는 "나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다만 누군가의 외침이나 비명 소리만 들을 수 있는 정도다. 나는 이곳에 있을 수 있어 기쁘다. 긴장도 되지만 앞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나는 더운 날씨 속에서 경기를 잘한다. 한국에서 나의 별명은 '여름의 남자'다"며 더운 날씨 속에 치러지는 앞으로의 경기에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덕희는 2회전에서 후베르트 후르카츠(22·폴란드·41위)를 상대한다. 후르카츠는 이달 초 열린 ATP투어 로저스컵 2회전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1·8위·그리스)를 꺾은 바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이덕희보다 한 수 위다.

한편 이덕희는 2014년 7월 국제테니스연맹(ITF) 퓨처스 대회에서 16세 1개월의 나이로 단식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와 함께 정현(23·151위·한국체대)이 세운 국내 최연소 퓨처스 대회 우승 기록(17세 1개월)도 경신했다.

이후 2016년에는 18세 2개월의 나이로 세계랭킹 200위 안에 드는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그전에는 정현이 국내 최연소 200위 진입 기록(18세 4개월)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해에는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테니스 남자 단식 동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스포츠투데이 노진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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