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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첫방] 차려진 밥상에 새로운 반찬이 없다
작성 : 2019년 08월 13일(화) 12:00

리틀 포레스트 / 사진=SBS 리틀포레스트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자연과 힐링, 그리고 육아. '리틀 포레스트'가 흔한 소재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12일 SBS 새 월화 예능프로그램 '리틀 포레스트'가 첫 방송됐다. '리틀 포레스트'는 이서진, 이승기, 박나래, 정소민이 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찍박골에 푸른 잔디와 맑은 공기가 가득한 자연에서 아이들과 맘껏 뛰놀 수 있는 친환경 돌봄하우스를 여는 예능프로그램이다.

확실히 '리틀 포레스트'는 힐링 그 자체였다. 초록빛 자연에 아이들이 더해지니 어찌 보면 당연한 그림이었다.

그러나 초록의 싱그러움을 보는 즐거움이 마냥 새롭지는 않았다. 최근 자연과 힐링을 내세우는 예능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년 만에 새 시즌을 선보인 나영석 PD의 tvN '삼시세끼 산촌편'을 비롯해 연예인들이 시골의 폐가를 빌려 전원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MBN '자연스럽게' 등 최근 예능 프로그램의 상당수가 '자연'과 '힐링'을 소재로 내세웠다. 이렇듯 '리틀 포레스트'가 가진 소재만으로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내는 것은 힘에 부치는 모습이었다.

프로그램은 자연에 '아이'라는 키워드를 더한 것을 차별점으로 내세웠지만 그 또한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그림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돌봄 예능'은 과거에도 현재도 예능프로그램의 트렌드로 자리하고 있는 '육아 예능'의 확장판 격이다. 당장 같은 지상파인 KBS2에서도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이를 위한 나라는 있다'라는 돌봄 예능을 선보이고 있다.

제작진은 "기존의 육아 예능과는 결이 다르다"고 자신했지만 사실 첫 방송만 봐서는 '리틀 포레스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신선한 그림은 없었다. 다소 식상하다는 기존의 우려를 지워내지 못한 듯 보인다.

이서진 / 사진=SBS 리틀 포레스트


또한 제작진은 "예능보다는 드라마적인 느낌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겠다. 예능적 장치를 추가한 것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출연자의 존재감이 중요한 상황. 그러나 출연진들마저 새롭지 않다. '리틀 포레스트'는 이서진과 이승기가 예능에서 처음 만나는 것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이들은 고정 프로그램만 없었을 뿐 다양한 예능을 통해 친분을 자랑해온 바 있다.

특히 tvN 나영석 PD의 뮤즈로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 등에 출연한 이서진은 '리틀 포레스트'에서 '메인 셰프'의 역할을 부여받았다. '삼시세끼'에서 푸른 자연 속 요리를 하던 모습, '꽃보다 할배'에서 이순재, 신구 등 선배들을 이끌던 모습의 반복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만 첫 방송에서는 프로그램이 진짜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는 아이들이 모두 등장하지 않았다. '리틀 포레스트'가 분위기 반전을 꾀할 만한 요소는 아이들 개개인의 매력뿐이다. 언제나 위기의 육아 예능을 벼랑 끝에서 살려낸 건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기대를 갖고 지켜볼 만하다.

이렇듯 소재도, 출연자도 익숙한 '리틀 포레스트'는 SBS가 파격적으로 내세운 월화 예능프로그램의 첫 주자다. 한시적으로 10시 월화드라마를 폐지하고 해당 시간에 예능 프로그램을 편성하면서 그간 예능 시장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던 실험적인 형태다.

16부작 '리틀 포레스트'가 식상한 소재와 출연진들 속 놀라울 만한 반전을 꾀할 수 있을까. 변화의 선봉장에 선 '리틀 포레스트'가 벽을 넘어야 그다음이 보인다. 주어진 책임이 막중하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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