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태풍 레끼마의 영향으로 제주도에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신예 유해란이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유해란은 10일 제주 오라 컨트리클럽(파72/666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후반기 첫 대회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로 6언더파 66타를 쳤다.
유해란은 중간합계 10언더파 134타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2라운드를 마쳤다. 단독 2위 김지영2(8언더파 136타)과는 2타 차.
올해 KLPGA 투어에 입회한 유해란은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정규투어 첫 승을 기록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유해란은 아직 정규투어보다 드림투어가 익숙한 신인이다. 지난 7월 드림투어 10, 11차전에서 연달아 우승하며 물오른 기량을 보여주더니, 정규투어에서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10번 홀에서 출발한 유해란은 11, 12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13번 홀 보기로 잠시 주춤했지만, 15, 16번 홀에서 다시 연속 버디를 낚아 전반에만 3타를 줄였다.
기세를 탄 유해란은 후반 1번 홀과 3번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잡으며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이후 4번 홀 버디와 5번 홀 보기를 맞바꾼 뒤, 6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2위권과의 차이를 벌렸다.
경기 뒤 유해란은 "바람이 많이 불어 걱정을 했지만, 많은 경험이 있는 골프장이라 좋은 성적이 나왔다"면서 "경기 초반 버디 퍼트 몇 개가 빠져 아쉬웠지만, 아이언샷이 잘돼서 잘 마무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제주도 전역에는 태풍 레끼마의 영향으로 강풍주의보가 내려졌다. 오라 컨트리클럽에도 강한 바람이 불어 선수들의 플레이에 영향을 미쳤다. 유해란은 비교적 바람이 약했던 오전조에서 플레이를 해 차곡차곡 타수를 줄일 수 있었다.
유해란은 "드림투어가 열리는 골프장 중에 무안 CC와 군산 CC는 바람이 매우 분다. 드림투어 경험을 통해 바람의 강약 조절이 능숙해졌고, 스윙 타이밍 역시 잘 잡았다"고 설명했다.
정규투어 첫 승 달성 기회를 잡은 유해란은 "내일도 역시 바람이 많이 불 것이라고 예측된다. 최대한 아이언샷에 비중을 두며, 타수를 잃지 않도록 안전한 플레이를 하겠다"면서 "워낙 잘 치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온전히 나의 플레이에 집중하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전했다.
김지영2은 2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중간합계 8언더파 136타로 이틀 연속 2위를 유지했다. 조아연과 윤서현은 각각 7언더파 137타로 공동 3위 그룹을 형성했고, 최가람이 6언더파 138타로 그 뒤를 이었다.
1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올랐던 이정민은 강풍에 고전하며 3타를 잃었다. 중간합계 5언더파 139타가 된 이정민은 강지선과 함께 공동 6위에 자리했다. 1라운드 공동 3위 박인비 역시 2라운드에서 한 타도 줄이지 못하며 4언더파 140타로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은 1라운드에서 공동 56위에 머물렀지만, 2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중간합계 3언더파 141타로 공동 13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고진영은 "어제보다는 잘 치려고 노력했는데 좋은 스코어를 내서 기분 좋다"면서 "바람이 불어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30분께 강풍으로 인해 경기가 잠시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약 30-40분 후 경기가 재개됐지만 일부 선수들은 2라운드를 마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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