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코미디는 죽지 않는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 더 다양해진 팀과 더 커진 웃음으로 찾아온다. 최근 공개 코미디는 장기 부진에 빠져있지만 코미디언들은 언제나 웃길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7회를 맞는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코미디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까.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는 제7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이하 '부코페')'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준호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김대희, 조윤호, 오나미, 정태호, 심정은, 곽범, 송영길, 이창호, 장기영, 김태원, 박성호, 정범균, 김대범, 황현희, 정영진, 조수원, 조준우, 최기섭, 채경선, 류근지, 서태훈, 이재형, 한현민, 정진욱, 이용주, 정재형, 정승빈, 조재원, 심문규, 방주호, 이창윤, 조충현, 김민기, 김영, 김승진, 한송희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집행위원장을 맡은 김준호는 '부코페'를 만들어내고 이끌어온 장본인이다. 앞서 '내기 골프 논란' 이후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자숙의 시간을 갖던 그는 '부코페'를 위해 공식 석상에 섰다. 그는 "처음에는 부산에서 영화제 개막식을 보다가 코미디언들도 축제를 만들어서 같이 모여서 얘기도 하고 소통해서 파티를 했으면 좋겠다는 단순한 생각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처음에는 2팀으로 시작해 14팀으로 늘어났다"며 "솔직히 얘기하면 제 입장에서는 얻어걸린 느낌이 있다. 부산시와 문화부가 지원도 많이 해주시고, 억 단위로 협찬도 해주시고 7회를 맞으니까 대단한 일이 돼버렸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김준호는 "사건도 있고 했으니까 정신 차려서 더 큰 페스티벌로 거듭나기 위해 부산에 코미디 아트센터 건립하는 걸 얘기 중"이라며 "저에게 페스티벌은 7살 먹은 제 자식이라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7회를 맞은 '부코페'에는 다양한 신규 콘텐츠들로 더욱 신선한 웃음을 전할 예정. 개그우먼 박미선의 최초 극장공연인 '여탕쇼'를 비롯해 유튜버 최초로 선보이는 극장 공연 '보물섬'과 릴레이 코미디 위크라는 독특한 형태의 개그를 선보이는 '크리웨이터'까지 빛나는 아이디어로 중무장한 라인업을 들고 돌아왔다. 또한 폐막식에서는 개그맨 전유성의 50주년 기념 공연 '전유성의 쇼쇼쇼' 등 다채로운 공연들이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부코페'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다양성. 김준호는 "코미디언들이 새로운 콘텐츠를 많이 개발했다"며 "유튜브를 통해서 공연을 만드는 후배들부터 성인 공연, 어린이 공연 등 연령대를 다양화시켰다"고 말했다.
또한 황덕창 수석 프로그래머는 "해외 공연의 경우에는 다양성과 완성도 두 가지 문제를 집중해서 생각했다"며 "다양성은 물론 완성도 쪽에도 초점을 맞췄다. 7회를 맞았고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는만큼 완성도 있는 공연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듯 '부코페'에는 국내 코미디언들의 공연뿐 아니라 올해도 총 11개국에서 다양한 해외 아티스트들이 참여를 확정해 세계적인 페스티벌로 한 발 더 도약할 예정이다.
일본팀의 공연도 준비되고 있지만 최근 한일 관계의 악화로 조심스러운 상황. 조윤호는 "현재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추이를 살펴보다가 변경 사항이 있다면 알려드리겠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이어 김준호는 "예전부터 약속된 거기 때문에 홍보나 이런 차원에서 최소화하고 진행은 될 예정"이라며 "문제가 생긴다면 추후 상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부코페'는 단순히 페스티벌의 흥행이 아니라 최근 부진을 거듭하는 코미디의 부활의 역할을 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KBS2 '개그콘서트'가 장기 부진에 빠져있고, 브라운관에서는 '개그콘서트'과 tvN '코미디빅리그'만이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명맥을 겨우 잇고 있다.
박성호는 "생각보다 세상이 빨리 변하고 있다"며 "코미디언들도 시청자들의 눈높이나 수준에 발맞춰 가려면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변화를 시도하는 데 있어서 실패나 좌절이 있을지라도 꾸준히 노력해야만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다"며 "그 방법이 유튜브 방송이나 팟캐스트가 될 수도 있고, 작은 공연장이 될 수도 있다. 진정성 있는 웃음을 보여준다면 다시금 많은 사람들에게 코미디가 관심을 끌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부코페'는 7회가 진행되는 동안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는 단순히 페스티벌뿐 아니라 공연을 진행하는 코미디언들에게도 발전의 계기가 됐다. 한현민은 "처음에 비해 많은 공연팀이 생겨났다. 페스티벌을 통해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고, 저희 팀과 콘텐츠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런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페스티벌이 커가는 동안 저희 콘텐츠도 많이 컸다. '코미디는 죽지 않는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1회부터 '부코페'의 수석 프로그래머를 맡고 있는 조윤호는 "일하기 시작한 지 7년이 지났다"며 "김준호와 같이 부산에 가서 시청 직원, 구청장님 등을 뵙는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너무 달랐다. 처음에는 '이게 되겠어?'라는 느낌으로 저희를 대하는 게 느껴졌는데 올해는 너무 잘해주시고 협조를 잘 해주셔서 '우리가 한 길을 제대로 왔구나. 그동안 달리고 뛰고 많이 힘든 일이 있었는데 잘 왔구나'라는 뿌듯한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정태호는 "무대에 서는 게 코미디언들의 본업이고 꿈인데 그 꿈이 매년 이뤄지고 있다"며 "저희는 웃길 준비가 돼 있으니까 많은 기대와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23일부터 9월 1일까지 총 10일간 부산 센텀시티 내 공연장 및 부산 주요 외부공연장에서 진행된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