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배우 전인화가 낯선 예능 판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꾸며 만든 웃음이나, 억지 이미지가 아니었기에 가능했다. 그의 인간적인 매력에 시청자 역시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3일 MBN 새 예능프로그램 '자연스럽게'가 첫 삽을 퍼올렸다. 배우 전인화를 비롯해 조병규, 김종민, 은지원이 시골 마을에 집을 분양받아 전원생활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줘 도시인들에게 대리 힐링을 전하는 방식의 예능이다. 세대별로 나뉜 출연진들은 각각 시골 빈집을 한 채씩 배정받아 생활한다.
이날 첫 방송에서 멤버들은 전라남도 구례에 터를 잡고서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등장부터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전인화와 그의 남편인 배우 유동근 부부의 일상. 가족들은 전인화의 전원생활을 응원하며, 장난을 주고받았다. 여배우이기 이전에 전인화 역시 누군가의 엄마이자, 아내, 주부였다. 그는 "걱정된다. 걱정"이라며 남겨질 가족들 걱정부터 했다.
이에 유동근은 "무슨 소리야. 밥은 내가 알아서 해 먹을 게"라며 "한참 있다 와"라는 농담으로 아내를 안심시켰다. 전인화는 "지리산 가서 계속 있을까"라며 타박했고, 유동근은 끊임없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었다. 배우 부부가 나누는 만담은 시청자의 미소를 유발했다.
이후 구례에 도착해 전인화는 부엌으로 향했다. 본격적으로 시골살이를 위한 준비를 시작 것. 야무지게 모기 퇴치기를 가장 먼저 챙기는 센스를 발휘하기도. 전인화는 이밖에도 취미인 '유리병 모으기'에 대해 한참을 설명하고, 요리 솜씨를 뽐내기도 했다. 주변에서 맛있기로 소문이 났다는 친정엄마표 된장과 맛의 비법인 함초소금 등 부엌살림을 속속들이 공개한 것이다.
그는 다정한 이웃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전인화는 "집에서 늘 음식 냄새가 나는 게 좋은 것 같다"며 "손님이 온다고 하면 배가 불러도 고구마를 쪄요. 배가 불러도 기분 좋은 냄새, 그 정겨움이 문 밖에서부터 느껴지도록 한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전인화 포스터 / 사진=MBN 제공
이렇듯 '자연스럽게'의 흥미로운 지점은 '전인화'라는 배우의 출연 그 자체를 꼽을 수 있다. '자연스럽게'는 데뷔 36년 차 전인화가 택한 첫 고정 예능프로그램이다. 그만큼 시청자는 전인화라는 '워너비' 배우의 진짜 모습에 대한 궁금증이 큰 상황. 이 점 하나만으로도 '자연스럽게'를 보는 재미는 충분했다.
'자연스럽게'는 일회성 토크쇼나 짜인 대본대로 나오는 행동이 아닌,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볼 수 있는 리얼리티 예능이다. '인간 전인화'의 진면목을 살펴보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전인화는 그간의 고고하고 우아한 이미지는 잠시 내려놓고 예능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반전의 예능감은 물론, 각종 개인기까지 아낌없이 쏟아낸 것이다.
연장자로서 주변을 살피고 보듬는 전인화의 모습은 안락함을 선사했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후배 조병규와 대화를 나눠 긴장을 풀어주고, 엉뚱한 행동으로 예능 고수 은지원과 김종민을 절로 웃게 만들었다.
이렇듯 '자연스럽게' 보는 이들의 입가에 미소를 유발하는 인간 전인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두고 볼 법한 예능의 탄생이다.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