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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트’ 조정석, 그의 전력질주는 끝이 없다 [인터뷰]
작성 : 2019년 08월 02일(금) 11:47

엑시트 조정석 / 사진=젬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배우 조정석은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가능성을 자랑하는 배우다. 그는 가장 순했다가도 가장 다부진 얼굴을 드러내는데 주저함이 없다. 그런 조정석이 ‘엑시트’를 만나 새로운 스코어를 써내릴 전망이다.

‘엑시트’(감독 이상근·제작 외유내강)는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과 대학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비상 상황을 그린 재난탈출액션 영화다. 앞서 조정석과 임윤아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극 중 조정석은 대학 시절 산악부에서는 에이스로 통했지만, 졸업 후 취업에 실패하면서 집안에서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하는 캐릭터 용남으로 분해 보는 이들에게 공감 이상의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조정석은 영화를 본 소감으로 “원래 감정을 잘 안 드러내지 않으려 하는 편인데 울컥했다”면서 “만족스러움을 떠나 ‘내가 저렇게 고생했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아도취에 빠질 틈은 없었다. 하지만 그 어떤 작품들보다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자랑하는 것 같지만 노력을 정말 많이 했다. 영화 자체가 고공, 와이어, 클라이밍 액션 등 기초 체력을 올려놓아야 했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연습했다. 특히 철봉 운동에 집중했다. 원래 꾸준히 운동을 하는 편이지만 고생을 많이 했다. 쉴 때마다 계속 팔 근육을 풀고 보충제를 먹었다. 뛰어내리는 장면도 정말 무서웠다. 마음이 막 요동치는 그 마음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내가 주인공이고 또 옆에서 윤아가 보고 있어서 무섭다고 말도 못했다.”

조정석은 대본을 읽으면서 활자로 쓰여진 ‘고공액션’을 보고 정말 아찔했노라 고백했다. 그럼에도 ‘엑시트’를 선택했던 까닭은 오로지 하나, 작품성이었다. 조정석은 이상근 감독의 입봉작인 ‘엑시트’를 제의 받던 순간을 떠올렸다. 드라마 ‘질투의 화신’를 마치고 눈 수술로 인해 휴식을 갖고 있던 조정석에게 넘어온 한 이야기. 그는 궁금증에 못 이겨 실눈을 뜬 채로 시나리오를 마주했다. 이후 조정석은 곧바로 이상근 감독을 만났다. 이처럼 조정석은 ‘엑시트’의 장점을 두고 ‘신선함과 색다른 방향성’으로 꼽았다. 조정석의 말을 빌리자면 ‘엑시트’는 “마음에 안 들 수 없는 작품”이었다고.

그런가 하면 함께 호흡을 맞췄던 상대 배우 임윤아는 조정석을 두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앞서 임윤아는 “조정석에게 많이 의지했다”면서 감사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조정석은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연기 설정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편”이라면서 “임윤아가 날 두고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낸다고 하더라. ‘생각치도 못하다’는 말이 핵심이다. 생각할 수 있는 연기를 한다면 딱 그 정도의 느낌이 난다. 생각하지 못한 지점을 찾는 희열이 있다. 평상시에도 촬영 끝나고 내일 촬영 분을 보면서 늘 고민 한다. 원래 생각이 많은 편”이라 전했다.

엑시트 조정석 / 사진=영화 엑시트 스틸컷


이처럼 조정석의 수많은 고민이 있기에 지금의 ‘엑시트’가 존재했을 터. 영화를 보다 보면 조정석은 화면 속 초점이 그를 잡지 않아도 뒤에서 쉴 새 없이 연기하는 ‘프로’다운 면모를 보인다. 조정석의 섬세한 표현력은 작품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강점을 가졌다. 그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과 열정은 작품에 대한 자부심으로부터 나왔다.

그는 현장에서 오로지 연기가 잘 나왔는지에만 확인하느라 몇 번 찍었는지 확인도 못했다고 전하면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잘 나왔는지 집중했다. 건물을 뛰어넘거나 전력질주를 하는 모습에서의 표정은 자연스럽게 나왔다. 정말 힘들었기 때문이다. 제가 다 해내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용남이의 표정이 더욱 자연스러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용남이가 더 짠 내가 나고 찌질할수록 희망찬 메시지가 부각되고 살아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정석은 사실 ‘엑시트’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며 의외의 면모를 드러냈다. 그는 “주연작이기 때문에 부담감도 크고 기대감도 크다. 스코어에 대한 기대감이라기보다는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면서 “연기를 하면서 놀라운 감정은 항상 있다. 매 작품을 마칠 때마다 스스로가 기특하다. 좋아하는 연기를 하면서 돈을 벌었다는 첫 기억이 강렬했다. 많은 분들이 ‘건축학개론’을 통해 저를 알게 됐다. 지금까지도 ‘내가 이 작품을 한다니’라는 생각이 있다. 얼마 전까지 ‘녹두꽃’의 주인공을 내가 했다는 자랑스러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동안 조정석은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득이, ‘관상’의 김팽헌, ‘역린’의 을수,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김영민 등 장르와 캐릭터를 넘나드는 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제 조정석은 어느덧 ‘충무로의 흥행 보증수표’가 됐다. 이에 조정석의 필살기가 문득 궁금해졌다. 이를 들은 조정석은 잠시 생각에 빠지기도. 잠시 고민에 잠겼던 조정석은 "저 뿐만 아니라 배우라면 모두 연기만 떠올릴 것이다. 내 재주는 연기다. 가끔 기타를 치기도 하지만 다른 재주는 없다. 연극을 전공했을 때부터 연기에 대한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뮤지컬 공연이 끝나고도 연기를 생각했다. 그럴 만큼 연기가 재밌다”고 명쾌한 대답을 내놓았다.

“현재 새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공연을 너무 하고 싶어 내년, 내후년이라도 무대에 서고 싶다는 의지가 있다. 다만 아직 들어온 작품이 없다. 과거 재수, 삼수할 때가 생각난다. 그때 당시 우울할 필요가 없었던 것처럼, 지금을 칭찬할 필요도 없다. 우쭐댈 이유도 없다. 가는 길에서 최선을 다해 하다보면 잘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매 작품에 그런 생각으로 임한다.”

데뷔 16년차, 거듭 유연해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어려울 법도 한데 조정석은 언제나 그랬듯 이를 해낸다. 연기 스펙트럼이 이만큼 더 자유로울 수 있을까. ‘뺑반’ 이후 ‘엑시트’를 마치고 다시 ‘녹두꽃’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럼에도 조정석은 쉬지 않는다. 또 다른 이야기가 조정석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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