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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거대한 호화주택 같은 특별함 [무비뷰]
작성 : 2019년 07월 31일(수) 09:11

영화 사자 / 사진=영화 사자 공식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영화 ‘사자’가 거대한 호화주택처럼 다양한 장르를 품에 안았다. 퇴마 혹은 오컬트를 소재로 한 기존 작품들는 확실하게 다르다. 다만 이에 따라오는 우려 역시 존재한다. 강렬한 볼거리와 몰입감으로 부실한 이야기의 힘을 덮을 수 있을까.

‘사자’(감독 김주환·제작 키이스트)는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력한 악(惡)에 맞서는 이야기를 담았다. 박서준이 악에 맞서는 격투기 챔피언 용후 역을 맡았으며 안성기가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진 구마 사제 안신부로 분했다. 또한 라이징스타 우도환이 검은 주교 지신 역을 맡았다.

그간 ‘퇴마’라는 소재는 주로 어두운 배경을 바탕으로 구마 의식을 이야기 해왔다. 영화 ‘검은 사제들’, 드라마 ‘손: 더 게스트’ 등 다양한 작품들이 구마 의식을 다루며 악마를 쫓는 과정을 주력으로 서사를 이어왔다. 이 지점에서 ‘사자’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장면들을 펼친다. 구마 의식 뿐만 아니라 구마 의식을 다루는 이들의 다양한 각도의 면모를 담으며 캐릭터마다 고유한 매력을 선보이는 것.

아울러 박서준과 우도환 등 젊은 배우들을 기용해 화려한 볼거리를 완성해냈다. 구마 의식 과정에서 초인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부마자들, 이와 대립하는 용후와 안신부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은 기존 한국 퇴마 판타지 장르극에서 볼 수 없었던 묘미다.

특히 극 중 용호가 격투기 선수라는 독특한 캐릭터 설정이 ‘사자’만의 특화된 액션 스타일과 잘 어우러지며 강렬한 임팩트를 만든다. 극 중 용후는 강한 타격감과 힘으로 부마자를 제압하며 영화적 쾌감을 고조시킨다. 이에 검은 주교 지신의 강도 높은 액션 역시 큰 볼거리다. 본능적이면서도 스피디한 그의 움직임은 흡사 동물의 움직임을 연상시키기까지 한다.

영화 사자 / 사진=영화 사자 스틸컷



작품은 악의 근원을 멀리서 끌어오지 않는다. 어릴 적 불의의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격투기 챔피언 용후는 세상과 신을 믿지 않는다. 가장 절박한 순간 신에게 외면당했다는 상처는 깊게 뿌리내려 20년이 흘러도 용후를 괴롭힌다는 설정은 그가 왜 안신부에게 매달리는지 납득할 수 있다.

이를 두고 김주환 감독은 작품을 두고 한 사람이 영웅이 되는 드라마적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처럼 ‘사자’는 주인공 용후가 겪는 트라우마와 내적 갈등, 또 영웅의 길을 두고 선택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조명하며 관객이 더 깊게 스며들 수 있게 만든다.

‘사자’의 묘미는 ‘퇴마’에만 국한되지 않고 무수한 부속 장르들을 거느리는 것이다. 작품은 감동과 인간미, 세련된 액션 연출, 그리고 노력의 흔적이 보이는 CG(특수효과) 연출로 판타지스러운 맛까지 자랑한다. 이 과정에서 오롯이 스릴러를 기대했던 예비 관객들은 공포감은 덜 느껴질 수 있다. 또 작품은 유머와 엑소시터즘의 결합에 도전한다. 이 과정에서 안성기의 애드리브가 빛을 발한다. 다만 신파도 결합돼 있다. 용호가 아버지를 회상하는 장면은 불필요할 정도로 꽤 자주 등장하며 안성기의 자애로운 미소도 몇 번이나 거듭된다.

작품이 구마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신앙’과 ‘주님의 사랑’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려 하기 때문일까. 극 전반부는 호수의 수면처럼 잔잔하다. 안성기의 주옥같은 대사들에 쉽게 감동할 법도 하지만 느껴지지만 반복되는 감수성은 전개를 다소 느슨하게 만든다.

아울러 빌런의 주축인 지신의 전사가 희미하다. 자연스럽게 대립 구도에 대한 개연성은 약해지고 대립만이 강조된다. 결국 영화가 끝난 뒤 관객들에게는 두 인물이 서로를 향해 주먹을 날리는 장면만이 남을 터. 참신한 연출에 비해 약소한 스토리라인이 비교되며 아쉬움을 남긴다.

김주환 감독은 ‘사자’의 세계관을 꾸준히 이어갈 모양새다. 그는 주연 배우들인 안성기, 박서준, 우도환, 최우식과 함께 ‘사자’의 세계관 안에서 이야기를 만들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며 ‘피의 수녀단’과 ’귀신을 부리는 승려단’ 등의 소재 구상 중이라 전했다.

그러나 베일을 벗는 과정에서 작품에 대한 호불호가 급격하게 나뉘며 관객들의 만족도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젊은 감각의 오컬트 문화를 담은 ‘사자’가 과유불급이라는 평을 받게 될지, 완벽한 장르적 융합이라 불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작품은 31일 개봉한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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