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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록, '상상 주파수'를 맞추는 재미 [인터뷰]
작성 : 2019년 07월 29일(월) 09:31

신성록 /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배우 신성록(37)은 주파수를 맞추는 재미로 연기한다. 보여주는 행위를 업으로 삼았으니, 보는 이들의 상상을 구현해 공감을 얻는 것. 그는 이를 '상상 주파수'라 표현했다.

신성록은 지난 23일을 끝으로 KBS2 월화드라마 '퍼퓸'(극본 최현옥·연출 김상휘)과 작별했다. '퍼퓸'은 그에게 첫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었다.

이전부터 신성록의 팬들은 '신성록 표' 로맨틱 코미디를 요구했다. 신성록 역시 그간 줄곧 해오던 딱딱한 냉혈한 아닌, 말랑한 사랑꾼에 욕심을 냈다고. 그는 "계속해서 '센' 캐릭터만 제안을 받아오던 상황이었다. 더 나이가 들기 전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해보고 싶던 찰나에 '퍼퓸'을 제안받았다. 전작 '황후의 품격' 종영 후 조금 쉬려던 와중 욕심을 내 도전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신성록은 첫 로맨틱 코미디를 마침맞게 연기해냈다. 그는 극중 패션 디자이너 서이도 역을 맡았다. 서이도는 29년 동안 오직 민재희(하재숙)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인물. 상대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야기를 그려내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했다.

신성록은 특유의 능청스러운 말투로 긍정의 기운을 내뿜는 서이도 역할을 표현했다. 코믹을 덧대어 미련하리만치 지고지순한 순정남 콘셉트를 돋보이게도 했다. 그는 "역할에 무게를 덜었다. 서이도는 여타 작품 속 여주인공들의 느낌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라며 "코믹한 장면에서는 발음을 톡톡 튀게 날려 뱉었고, 사랑하는 여인에게 힘을 실어줄 때에는 발을 정확히 하고, 눈에 힘을 줘 집중했다"고 전했다.

'퍼퓸'을 마친 신성록을 기쁘게 만든 것은 전체를 아울러 주연의 책임을 다했다던지,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던지 따위의 것들이 아니었다. 초점은 오로지 시청자에 맞춰졌다. 그는 "주인공으로써 제의식을 분명히 가지고 전달하는 게 맞을 수도 있지만 나의 생각은 다르다. 그건 작가, 감독의 역할"이라며 "나는 나에게 주어진 역할을 올바르게 표현해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것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마치고 대단히 만족해본 기억은 없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며 "정말 기분 좋은 지점은 분명히 있었다. '이런 것도 잘 어울린다'는 댓글이다. '퍼퓸'에 임하기 전 세운 단 하나의 목표였기 때문"이라며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로맨틱 코미디 연기와 시청자가 보고 싶어 하던 나의 모습이 일치한 것 아닌가. 한시름 덜었다. 그들이 상상한 주파수와 내가 계획한 주파수가 맞아떨어져 천만다행"이라고 설명했다.


신성록에게 시청자와의 공감 포인트를 짚어내는 과정은 놀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 과정을 연기하며 사는 와중 가장 즐거운 순간으로 꼽기도 했다. 이런 신성록도 한때는 남과 자신을 비교해 우울에 빠지기도 했다고. 그는 "서른살 즈음 공익근무를 시작했다. 그 당시 배우로서 쌓아둔 이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조급함이 밀려왔다"고 밝혔다.

이어 "전역 후 아무도 날 찾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었다. 동년배 배우들의 업적과 나의 것을 비교하며 괴로워했다. 욕심만큼 채우지 못한 나 자신을 불행하다 생각했다. 재능이 없다고 혼자서 판단해 버리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일련의 과정을 겪은 신성록은 '이거 아니면 할 줄 아는 게 없으니'라는 생각으로 비교를 멈췄다고. 시선의 방향을 자신과 관객으로 좁혀 해결한 것이다. 그는 "원초적인 행복을 찾은 것이다. 즐거워서 시작한 일 때문에 고통스러운 내가 싫더라. 애초에 기대 없이 시작한 일이니, 욕심과 비교하는 습관을 버렸다. 자연스럽게 실력이 늘고, 일거리도 늘어났다. 마음 놓고 하니, 가장 중요한 공감 포인트를 찾는 과정이 가장 재밌는 순간으로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맨틱 코미디에 발을 들였으니, 노를 저을 셈인가 물으니 신성록은 손사래를 쳤다. 그는 "연달아 비슷한 역할을 하는 건 보는 이들을 지루하게 만들지 않을까 걱정이다. 바로 다음 작품은 웬만하면 이번 작품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모든 일은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요. 특히 배우가 작품이나 역할을 만나는 일은 더욱 그렇잖아요. 대신, 하나는 꼭 지키려고 노력해요. 내가 연기하면 남다르고 독특하길 말이에요. 보시는 분들에게 신선한 배우 될래요."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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