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류현진(LA 다저스)의 12승을 날린 저스틴 터너가 결승 홈런으로 영웅이 됐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2이닝 8피안타 4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팀이 1-1로 맞선 7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다만 평균자책점을 1.76에서 1.74로 소폭 낮춘 것과 팀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다행히 다저스는 8회초 3점을 더 내며 4-2로 승리를 거뒀다. 공교롭게도 류현진의 12승 실패와 다저스의 승리에는 모두 터너가 있었다.
이날 다저스는 1회초 1사 1,2루 찬스에서 코디 벨린저의 적시타로 1점을 선취했다. 이후 워싱턴 선발투수 아니발 산체스의 호투에 막혀 추가점을 내지 못했지만, 류현진이 6회까지 호투하면서 1-0 리드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7회말 위기가 찾아왔다. 류현진이 브라이언 도저에게 안타를 내준 뒤, 빅토르 로블레스의 기습번트로 무사 1,2루에 몰렸다. 타석에는 대타 헤라르도 파라가 들어섰다.
파라는 류현진을 상대로 또 한 번 기습번트를 시도했다. 하지만 번트 타구는 3루수 터너의 정면을 향했다. 주자의 진루는 막기 어렵지만, 충분히 파라를 잡아낼 수 있는 타구였다.
그러나 터너가 평범한 번트 타구를 뒤로 흘리면서 상황은 무사 만루로 이어졌다. 류현진은 이후 트레이 터너를 3루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이번에는 터너의 송구가 정확하지 않아 병살 기회를 놓쳤다.
터너의 실수가 반복되자 류현진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애덤 이튼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류현진의 12승 도전이 실패로 끝나는 순간이었다.
얄밉게도 터너는 류현진이 내려간 뒤 힘을 냈다. 1-1로 맞선 8회초 2사 2,3루 찬스에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다저스가 4-2로 승리하면서 터너의 홈런은 결승 홈런이 됐다. 역적 위기에 몰렸던 터너는 이 한 방으로 영웅이 됐다.
사실 터너는 그동안 다저스의 주전 3루수로 활약하며 류현진의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선수다. 하지만 유독 이날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류현진과 한국 팬들에게는 아쉬운 기억을 남기게 됐다.
터너가 앞으로 있을 경기에서 류현진 도우미로 다시 자리잡으며 오늘 경기의 빚을 갚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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