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2014 브라질 월드컵을 상처로 마감한 한국 축구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명예회복에 도전한다.
한국 축구는 오는 9월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노린다.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것은 지난 1986 서울 대회가 마지막이다. 한국은 이후 28년 동안 단 한 번도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냈던 2002년에도 4강에서 이란에게 발목을 잡혔으며, 지난 2010 광저우 대회에서도 역시 준결승전에서 아랍에미리트(UAE)에게 연장 접전 끝에 패하며 우승도전에 실패했다. 한국이 지난 28년 동안 월드컵에서 2번 16강에 올랐던 점을 생각하면 아시안게임 우승은 월드컵 16강보다 어려운 도전인 셈이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이광종(50)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에 임명하며 일찌감치 아시안게임 준비에 나섰다. 이광종 감독은 2013년 20세 이하 터키 청소년 월드컵에서 한국을 8강에 견인하며 능력을 입증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주축 선수들이 이광종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선수들인 만큼, 대회 준비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광종 감독은 지난 14일 와일드카드 3명이 포함된 최종엔트리 20인의 명단을 발표했다. 아시안게임의 엔트리는 최대 20명으로 23명까지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월드컵보다 3명이나 적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선 최대 7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선수들의 체력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와일드카드에는 김승규(23·울산)와 김신욱(26·울산) 박주호(27·마인츠)가 선발됐다.
최근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로 성장한 김승규는 대표팀의 최후방을 든든히 지킬 예정이다. 김신욱은 뛰어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대표팀의 최전방에 나서며, 박주호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만큼 멀티플레이어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손흥민(22·레버쿠젠)은 소속팀의 불허로 아시안게임 출전이 좌절됐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대표팀으로서 손흥민의 불참은 큰 타격이다. 손흥민은 이미 A대표팀에서도 '에이스'로 자리 잡은 한국 축구의 보물이다. 게다가 월드컵에서 골까지 터트리며 큰 대회 경험까지 쌓은 선수다. 손흥민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이번 대회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을 대신할 선수로는 이종호(22·전남)와 김승대(23·포항), 윤일록(22·서울) 등이 있다. 이종호와 김승대는 K리그 클래식에서 득점 2위와 3위에 올랐을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윤일록 역시 지난 23일 전북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기에 김신욱까지 더해진다면 손흥민 없이도 충분히 우승을 노릴 만한 공격진이 갖춰진다.
이들을 받쳐줄 미드필더 진영도 화려하다. 김영욱(23·전남)과 안용우(22·전남), 이재성(21·전북) 등이 포진해 한국의 중원을 책임질 예정이다. 어린 나이에도 이미 소속팀에서 주전 자리를 꿰찬 이들은, K리그에서 소속팀의 선전을 견인하고 있다. 와일드카드 박주호 역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공수의 균형을 조절할 예정이다.
중앙 수비수에는 장현수(22·광저우 부리)와 임창우(23·대전)가 나선다. 이미 A대표팀에도 합류한 경험이 있는 장현수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수비의 중심이다. 좌측 풀백에는 김진수(22·호펜하임)가 나선다. 김진수는 호펜하임과의 계약과정에서 아시안게임 차출여부를 미리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으로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 한을 아시안게임에서 풀어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골키퍼는 와일드카드 김승규가 맡는다. 김승규가 출전하지 못할 경우 노동건(22·수원)이 그라운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노동건은 소속팀에서 정성룡(29·수원)에 가려져있지만, 출전할 때마다 준수한 기량을 보여주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아시아 축구의 '맹주'를 자처하는 한국이지만 유독 아시안컵과 아시안게임에서는 맥을 추지 못했다. 인천아시안게임과 다가오는 2015 아시안컵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추락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다. 한국 축구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시안게임 축구 최종 엔트리 23인
감독 = 이광종
골키퍼 = 김승규(울산·★) 노동건(수원)
수비수 = 김진수(호펜하임) 장현수(광저우 부리) 이주영(몬테디오 야마가타) 김민혁(사간도스) 최성근(사간도스) 임창우(대전) 곽해성(성남)
미드필더 = 박주호(마인츠·★) 문상윤(인천) 윤일록(서울) 이재성(전북) 김승대(포항) 손준호(포항) 김영욱(전남) 안용우(전남)
공격수 = 김신욱(울산·★)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 이종호(전남)
이상필 기자 sp907@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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