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인턴기자] 그룹 워너원 출신 옹성우가 배우로 돌아왔다. 워너원 출신 중 처음으로 가요계가 아닌 드라마에 도전장을 던진 옹성우. 그는 외로운 모습부터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까지 안정적으로 그리며 합격점을 받았다. 워너원으로 활동했던 모습을 지우고 배우로 거듭난 그가 앞으로 어떤 연기를 펼칠지 기대해볼 만하다.
지난 22일 오후 JTBC 월화드라마 '열여덟의 순간'(극본 윤경아·연출 심나연)이 첫 방송됐다. '열여덟의 순간'은 외로운 내면을 가진 고등학생 최준우(옹성우)가 만들어진 모범생 유수빈(김향기)의 반으로 전학 오며 펼쳐지는 청춘 드라마다.
이날 방송에서 최준우와 유수빈은 우연한 만남으로 인연을 맺었다. 최준우는 유수빈의 엄마 윤송희(김성영)가 운전하는 차에 부딪힐 뻔했다. 최준우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으나 유수빈은 그를 걱정했다. 이후 유수빈은 자신의 반에 전학 온 최준우를 반가워했고, 다른 학생들은 꺼리는 수행평가 조에 그를 넣어주는 등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며 특별한 관계를 예고했다.
최준우는 외로움과 고독함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다. 이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무심함으로 드러났다. 그는 전학생인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학생들에게 무심함으로 일관했다. 특히 그는 자신을 둘러싼 일에도 관심이 없어 보였다. 전학 온 첫날, 강제 전학을 숨겨주는 마휘영(신승호)에게 "거짓말할 필요는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런 최준우의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마휘영의 학원에 배달을 가며 우연히 쓰레기봉투를 치웠다. 그 속에서 시계를 발견하고 의아하던 찰나 마휘영이 급히 나타나 쓰레기봉투에서 무언가를 치웠다. 이후 최준우는 학원 선생님에 의해 시계 도둑이라는 누명을 썼다.
가뜩이나 강제 전학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며 친구들이 차가운 시선을 받던 그에게 '시계 도둑'이라는 타이틀이 추가된 것이다. 이때 최준우는 마휘영이 무언가를 가져가던 장면을 떠올렸다. 그는 마휘영에게 "네가 훔쳤으면서 왜 아닌 척하냐. 그날 네가 나 따라와서 쓰레기봉투에서 시계 가져갔잖아. 내가 모르는 줄 알아?"라고 따졌고, 마휘영은 "어쩔 건데? 나면 어쩔 건데? 이 쓰레기야"라고 분노했다. 첫 등장부터 방송 말미까지 무심함으로 일관하던 차준우의 감정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옹성우는 외로움을 품은 모습부터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까지 다채로운 연기를 펼치며 '합격점'을 받았다. 그는 외로운 모습을 우수에 젖은 눈빛과 담담한 어조로 표현했다. 담담한 어조 속에서도 상대 배우와 호흡하며 작품에 녹아들었다. 또한 그는 감정이 폭발할 때는 과도하지 않은 표현으로 차준우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헤치지 않았다.
앞서 그는 Mnet 예능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결성된 워너원으로 활동하며 노래, 춤, MC 등 엔터테이너적인 모습만 보여준 터라 연기력에 대한 우려가 따라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열여덟의 순간'에서 그가 보여준 연기는 이러한 걱정을 말끔히 씻었다. 안정된 연기력과 표정은 물론, 교복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고등학생 역을 무리 없이 그렸다.
드라마 속에서 워너원 옹성우는 없었고, 차준우만이 존재했다. 평소 옹성우는 워너원으로 활동하며 밝고 청량한 이미지로 팬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수많은 팬들은 그가 학원물을 선택했을 때 밝은 캐릭터를 구사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영리한 옹성우의 선택은 정반대였다. 그는 작품 내내 외롭고 과묵한 모습으로 그간 보여준 이미지를 뒤집었다. 그는 똑똑하게도 묵직한 캐릭터를 통해 반전 매력을 선사하며 '신선함'이라는 승부수를 뒀다.
안정적인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으로 첫 연기 도전에 합격점을 받은 옹성우. 여기에 워너원 옹성우까지 완벽하게 지운 그가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가 모인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인턴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