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스타일뉴스 황인선 기자] "꽃이 고와야 나비가 모인다." 가죽팔찌 전문 브랜드 ‘샤함’을 접했을 때 떠오른 속담이다.
장근석, 이민호, 소지섭, 공효진, 전혜빈, 이시영, 클라라 등의 배우를 시작으로 동방신기, 2PM, 비스트, 제국의 아이들, 인피니트, 빅스, 카라, 미쓰에이, 에이핑크, 레인보우 등의 아이돌 그룹까지 스타들이 착용한 가죽 팔찌 가운데는 브랜드 ‘샤함’이 있었다.
샤함은 독일어로 ‘매력’ ‘매혹’을 의미한다. 전통 도안과 한글, 오방색에서 모티브를 얻은 가죽팔찌다. 최근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패션문화축제 ‘패션코드 2014’에 신진디자이너 브랜드 중 하나로 소개됐다.
패션코드 행사를 마친지 한 달이 채 안됐을 무렵에 신사동 가로수 길의 한 카페에서 샤함 디자이너 하연주를 만났다. 테이블 가득 직접 디자인한 가죽팔찌로 작은 컬렉션을 선보이며 반갑게 맞이했다.
◆ 억대 연봉 세일즈맨에서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하연주 디자이너가 불쑥 기자의 손을 낚아챘다. “정말 부드럽지 않냐”며 손수 팔찌를 채워줬다. “평소 심플하면서도 가볍게 포인트 주는 것 좋아하시죠? 흰 면 셔츠에 청바지인데 컬러 풀한 슬립온 신으신 것 보니까 딱 알겠어요. 지금 입은 옷이나 피부 톤에는 베이지 컬러와 와인 컬러 팔찌가 참 잘 어울려요. 어떠세요?”
만난 지 10분도 안됐다. 눈썰미가 보통이 아니다. 다정하게 스타일링 팁까지 전수받다 보니 문득 취재하려던 본분을 잊고 지갑을 열 뻔 했다. “이 입담으로 백화점 특별 행사 때는 직접 판매하러 나가기도 해요. 제가 나서야 매출이 팍팍 오르더라고요(웃음)”
억대 연봉의 보험설계사 출신답다. “우여곡절 많은 인생이었어요(웃음). 보험판매직으로 억대 연봉을 받기도 했고 ‘웨딩플래너’라는 직업명이 생소하던 90년대 후반에는 이름을 내걸고 웨딩컨설팅 사업을 한 적도 있어요. 그 당시에는 ‘국내1호 웨딩플래너’로 이름을 알렸었거든요.”
모든 것을 접고 팔찌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원래 꿈이 패션 디자이너였어요. 남들이 하지 않는 것에 도전하길 좋아하는 성격이고요. 외국에 가면 백화점에 팔찌전문 매장이 있어요. 액세서리 전문매장이 아니라 팔찌만 파는 매장이요. 왜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없을까. 혹시 기회가 아닐까 생각했죠.”
◆ 스타 가죽팔찌로 이름을 알리다
샤함팔찌의 또 다른 이름은 ‘스타 가죽팔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우부터 아이돌까지 다양한 스타가 착용했다. 특별하게 스타 마케팅에 돈을 투자한 것도 아니라고.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개그맨 조윤호씨가 장모님이 사줬다며 제가 디자인한 팔찌를 자랑하더라고요. 반갑고 뿌듯했어요.”
“샤함은 ‘한류’ 덕분에 만든 브랜드에요. 이십대 때부터 여행을 좋아했어요. 해외 배낭여행만 지금까지 백번 넘게 가봤어요. 자연스럽게 외국인들과 교류했고 그들을 통해 한류열풍을 체감했어요. 한류스타패션처럼 현대적이면서 외국인이 한국방문 기념으로 사기에 좋을 법한 전통코드를 섞어야 겠다고 생각했죠.”
가죽 소재와 전통 모티브의 궁합은 훌륭했다. 한복에 쓰이던 천연색들이 가죽 특유의 성질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쓸수록 윤이 나고 햇빛에 색이 진해지기도 한다. 경복궁에 있던 나비와 노리개에 쓰이던 비취, 호박도 한몫했다.
“주로 영감은 역사책과 한의학, 동양철학에서 많이 받아요. 지난 시즌에는 나비였어요. 사뿐하게 꽃에 앉은 형상을 한 나비였죠. 사랑, 연애, 부부애를 상징해요. 다가오는 가을겨울에는 박쥐를 재해석하려고요. 박쥐의 복(?) 자가 복 복(福) 자와 발음이 같아서 조선시대에서는 복과 다산을 상징하는 동물로 불렸거든요.”
◆ 누구와도 어우러지는 팔찌가 되도록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팔찌가 되는 것. 브랜드 샤함의 꿈이다. “우리나라의 사상을 잘 살펴보면 만물이 조화롭고 어우러지는 것을 중요시해요. 샤함 팔찌에게 바라는 것은 하나에요. 특별하게 성별과 나이를 구분 짓지 않고 누구와도 잘 어우러질 수 있기를 바래요.”
“기억에 남는 손님이요? 지난겨울에 한 노부부가 찾아왔어요. 커플 팔찌를 하셨죠. 같은 줄에 여자는 ‘꽃’ 남자는 ‘나비’ 장식을 선택하셨어요. 멋쟁이 커플이더라고요(웃음). 대여섯 명의 여대생들도 기억에 남아요. 우정팔찌를 단체로 했는데 보기가 좋더라고요.”
전통을 재료로 현대패션의 트렌드 선도하기. 결코 쉬운 길은 아니다. “브랜드 로고 보실래요? 샤함이라는 한글을 도형으로 표현한 것이에요. 세모, 동그라미, 네모, 십자가로 이루어졌죠. 앞으로도 샤함이 가진 아이덴티티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동양철학자 공자가 이런 말을 남겼다. 어디를 가든지 마음을 다해 가라.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사람. 여행과 책을 좋아하는 사람. 디자이너 하연주에게서 배운 성공 키워드는 ‘도전’이다. 새로운 곳을 여행하는 설렘처럼 도전을 즐기다보면 그처럼 ‘억대연봉’, ‘국내1호’라는 수식어와 인연을 맺을 수 있지 않을까.
스포츠투데이 스타일뉴스 황인선 기자 sunnyday@s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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