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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호의 이지뮤직]방탄소년단, 신보 역시 어김없는 '장인 정신'
작성 : 2014년 08월 25일(월) 09:46

▲방탄소년단/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문선호 기자]아이돌의 시대다. 음악을 사랑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아이돌의 무대에 열광하거나 스스로 아이돌이 되기 위해 피를 쏟는 노력을 기울인다.

아이돌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게 개성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음악 기획사는 없지만, 모든 아이돌들이 자신만의 차별화된 개성을 갖추고 있는 건 아니다.

작곡가 방시혁이 수장을 맡고 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탄소년단은 자신의 뚜렷한 색채를 자랑하는 몇 안 되는 아이돌 중 하나다.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

7명의 훤칠하고 잘생긴 청년들로 구성된 방탄소년단은 분명 아이돌이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은 무대와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하는 아이돌의 특성 때문에 한두 곡의 노래만 담긴 싱글로 활동을 이어가는 그룹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인다.

방탄소년단은 지금까지 발매한 모든 앨범에 인트로와 아웃트로를 삽입하며 앨범 전체의 완성도에 공을 들여왔다. 뿐만 아니라 데뷔 싱글은 일곱 트랙, 2개의 미니앨범 모두 열 트랙, 지난 20일 발매한 정규 1집은 14개의 곡으로 꽉 채웠다(인트로와 아웃트로 포함).

물론 여기에 중복된 곡은 없다. 앨범 발매 때마다 이전에 발표했던 싱글 곡들을 모아 앨범에 수록하는 관행에 비춰보면 이는 괄목할 만한 행보며, 음악에 대한 방탄소년단의 고집과 열정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방탄소년단 쇼케이스 현장/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의 개성은 성실과 열정만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힙합'에서 찾는다. 일반적인 그룹에서는 한 명의 멤버가 랩을 담당하지만, 방탄소년단은 3명의 멤버가 랩을 전담한다는 데에서 이 사실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랩의 퀄리티도 눈에 띄는 점이다. 댄스곡에 삽입된 랩은 곡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거나 신선함을 주기 위해 곡의 중후반에 등장해 짧게 마무리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은 다르다.

정규 1집 타이틀 곡 '댄져(Danger)'는 그룹의 리더 랩몬스터의 강한 랩으로 시작한다. 랩몬스터가 'BTS 싸이퍼 파트3'에서 '무슨 벌스 하나도 제대로 못 끌어가는 놈들이/랩이나 음악을 논하려 하니들'이라고 말한 걸 염두에 둔 듯, 방탄소년단의 랩은 밀도가 높고 다채롭다.

'댄져' 뿐 아니다. 정규 앨범에 수록된 '호르몬 전쟁'이나 '힙합성애자', '레인(Rain)' 등의 노래들은 랩핑만 들어도 지루하지 않으며, 방탄소년단의 다른 곡들 역시 힙합적 요소가 강하게 묻어난다.

이들은 자신들의 개성을 위해 힙합을 억지로 고집하는 게 아니다. 방탄소년단에서 랩을 주로 맡고 있는 랩몬스터와 슈가, 제이홉은 펀치라인의 운용이나 플로우, 라임 구성에 재능을 보인다. 이들은 데뷔 전부터 언더 힙합씬에서 활동하며 자신들의 실력을 가꾼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첫 미니앨범부터 시도된 'BTS 싸이퍼' 시리즈는 힙합에 대한 방탄소년단의 정체성을 대표한다. 총 3곡이 발표된 'BTS 싸이퍼'는 완전한 힙합곡이며 랩몬스터와 슈가, 제이홉의 본색을 느낄 수 있다.





▲방탄소년단과 방시혁(가운데 흰 옷)/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시혁의 아이돌'인 만큼 멜로디 라인의 화려함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방탄소년단이 화려한 군무로 무대를 장식하며 아이돌의 매력을 뽐낼 수 있는 것도 댄스적 요소가 가미된 음악들을 선보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힙합과 댄스, 두 장르를 소화하며 생기는 아쉬운 면도 분명히 존재한다. 몇몇 곡에서는 노래의 댄스적 요소 때문에 비트가 고정돼 자유로운 플로우를 선보이지 못하거나 가사 구성에 제한을 받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탄소년단이 시도하는 음악적 시도는 분명히 대중들에게 새로운 음악을 제공하고 있다.

힙합 오디션프로그램 '쇼미더머니3' 등을 통해 힙합이란 장르가 대중들에게 점점 친근해지고 있는 지금이 방탄소년단에게 기회가 될지 위기가 될지는 모른다. 해답은 이들이 앞으로 만들어 갈 음악에 숨어 있을 것이다. 자신만의 음악을 이어가며 대중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는 방탄소년단의 모습을 기대해본다./[문선호의 理智뮤직] 끝.


문선호 기자 ueberm@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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