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류현진(LA 다저스)이 또 다시 내야 수비 불안과 불펜 방화에 울었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8피안타 6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다.
류현진은 팀이 4-2로 앞선 8회말 승리투수 요건을 달성한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러나 이후 다저스가 보스턴에 동점을 허용하면서 11승 달성에 실패했다. 평균자책점은 1.73에서 1.78로 소폭 상승했다.
이날 류현진은 총 94구를 던졌고, 이 가운데 62구가 스트라이크였다. 최고 구속은 93마일(약 150Km/h)까지 나왔다. 포심 패스트볼과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을 섞어 던지며 보스턴 타선을 요리했지만, 정작 그 결실을 얻지는 못했다.
보스턴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팀 타율 2위, OPS 4위를 기록할 정도로 막강한 타선을 갖춘 팀이다. 상위 타선부터 하위 타선까지 누구 한 명 쉽게 피해갈 수 있는 타자가 없다.
그러나 류현진을 괴롭힌 것은 보스턴 타선이 아니라 내부에 있었다. 이날 류현진은 1회에만 5피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했다. 기록만 보면 극심한 초반 난조를 겪은 것으로 보이지만, 5안타 중 3안타가 내야 안타였고, 모두 충분히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하지만 유격수 크리스 테일러와 2루수 키케 에르난데스, 1루수 데이빗 프리즈가 모두 총체적 난국을 겪으며 제몫을 하지 못했고, 이는 류현진의 2자책점으로 이어졌다.
고비를 넘긴 류현진은 2회부터 4회까지 3이닝을 연속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안정을 찾았다. 5회말에는 다시 3루수 맥스 먼시의 실책으로 2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좌익수 알렉스 버두고의 레이저 송구로 한숨을 돌렸다. 이후 류현진은 7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키며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
그러나 류현진이 내려간 이후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류현진에게 봉쇄돼 있던 보스턴 타선은 류현진이 내려가자마자 발톱을 드러냈다. 바뀐 투수 페드로 바에즈는 잰더 보가츠와 J.D. 마르티네스에게 백투백 홈런을 내주며 4-4 동점을 허용했다. 류현진의 11승 요건이 날아간 순간이었다. 다저스는 연장 접전 끝에 힘겨운 승리를 거뒀지만, 류현진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류현진은 6월초까지 순조롭게 승수를 쌓으며 순항을 이어갔다. 그러나 6월 중순 이후 다저스 내야 수비와 불펜의 부진으로 승리를 날리는 모습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내야 실책으로 인해 투구수가 늘어나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불펜진이 조기 가동되면 류현진의 승리를 지키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씁쓸함 속에 후반기 첫 등판을 마친 류현진이 다음 등판에서 아쉬움을 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류현진은 현 로테이션대로라면 오는 20일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 등판할 것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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