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믿을 수 없는 '저 세상 텐션'이었다. 다섯 명이 끊이질 않고 화음처럼 빚어내는 하이톤 웃음소리에 사무실이 울릴 정도였으니. 인터뷰이가 누구냐는 동료들의 궁금증이 폭주할 만했다. 신인 아이돌 퍼플백은 분명 지금껏 본 적 없는 뉴타입 걸그룹이었다.
퍼플백(Purple Beck, 세연 예림 여울 민이 라연)은 위대함을 뜻하는 '퍼플'과 작은 시냇물을 뜻하는 '백'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시냇물이 모여 강을 이루고 바다를 이루듯, 작은 시작이 큰 결과를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담았다.
퍼플백은 닮은 점이 없는 다섯 명이 하나로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팀 컬러로 한다. 흔히 말하는 '5인 5색'을 내세운 셈. 소속사에 따르면 세연의 '스웩', 예림의 '엉뚱함', 여울의 '센' 느낌, 민이의 '조신함', 라연의 '큐티섹시' 이미지를 토대로 한 팀을 꾸렸다.
여울은 "안 어울릴 것 같은 애들을 모은 건데 1년 넘게 숙소 생활하면서 하루 종일 같이 있다 보니까 서로의 성격이 많이 묻은 것 같다. 연습생 때 모습을 보시면 지금과는 정말 다르다고 느끼실 거다. 조신했던 친구가 활발해졌고, 센 이미지였던 전 너무 귀여워졌다. 달랐던 친구들이 점점 맞아지면서 비글비글한 아이돌이 됐다"고 말했다.
서로 성격이 잘 맞아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고. 워낙 시끄러워서 샵에서도 혼난 적 있다는 퍼플백이다. 여울은 "방송국에서 누가 부르기만 해도 조용히 하라는 건 줄 안다. 전에는 스탠바이 하라고 하신 건데 시끄럽다고 하신 줄 착각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퍼플백의 데뷔 앨범명은 '크리스탈 볼(Crystal Ball)'이다. '크리스탈 볼'에는 소원을 이루기 위해 도움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이루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동명의 타이틀곡 '크리스탈 볼'과 달콤한 휴일이 끝나기 전에 신나게 놀아보자는 내용의 '노는 날 할리데이(Holiday)' 등이 담겼다.
퍼플백은 "너무 웅장해서 놀랐다"고 '크리스탈 볼'의 첫인상을 떠올렸다. 예림과 민이는 "후렴 부분이 너무 좋아서 계속 맴돌았다"고, 여울은 "'알라딘' 지니처럼 모든 걸 이뤄줄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퍼플백은 각자 '크리스탈 볼'에 빌고 싶은 소원을 상상하며 신나했다. 세연은 "퍼플백의 1위, 시상식 대상", 예림은 "퍼플백 콘서트", 여울은 "빌보드 석권", 민이는 "월드투어", 라연은 "전세계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는 월드스타"를 꿈꿨다.
퍼플백은 "저희는 보여드릴 게 많다. 어느 프로그램에 가도 다 잘 할 수 있다"며 방송에도 적잖은 욕심을 냈다. "다섯 명이 다 다르기 때문에" 각자 특화된 분야를 맡으면 어떤 콘셉트더라도 다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세연은 '먹방'에서 강세였다. 리액션도 크고 위도 크단다. 여울은 "'맛있는 녀석들' '원나잇 푸드트립' 등 먹는 방송은 다 좋을 것 같다. 세연이는 정말 끝도 없이 먹는다. 김준현보다 많이 먹을 수 있다"고 자랑했다. 믿을 수 없는 식성에 의구심을 드러내자 세연은 자랑스레 대식가 일화를 덧붙였다. 그는 "배부르다고 생각해도 계속 넣을 수 있다"며 "제일 많이 먹었던 게 킹사이즈 피자 12조각이었다. 근데 피자만 먹는 게 아니지 않나. 샐러드바까지 먹는데도 그렇게 먹었다"고 밝혔다.
예림은 '현모양처'와 '패션' 콘셉트에서 강점을 보였다. 아이나 반려견을 돌보는 프로그램, '겟잇뷰티' '팔로우미' 등 멤버들의 추천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정작 예림은 "하고 싶은 게 있다. 게임 캐릭터 성우를 해보고 싶다. 뮤직비디오 촬영 비하인드 내레이션을 했는데 멤버들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입담'이 무기인 여울은 '라디오스타' '안녕하세요' 류의 토크쇼를 원했다. 그러면서도 "몸 쓰는 프로그램도 좋다. 원래 운동을 했다. 에어로빅 체조로 주니어 국가대표도 했다. '아이돌스타 육상 선수권대회('아육대')'에서 에어로빅 체조를 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 다 같이 '아는 형님'이나 '강식당'에 나가도 재밌을 것 같다"고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식가' 민이는 "맛 표현"의 귀재라고. 그는 "음식을 안 가린다. 아무 음식이나 잘 먹는데 나름 미식가다. 음식에 뭐가 들었는지를 잘 맞춘다"며 '테이스티 로드'나 '수요미식회'를 꼽았다.
퍼플백 내 '공식 요리왕' 라연은 "요리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멤버들 역시 "메인 이탈리아 셰프급"이라며 라연을 추켜세웠다. 라연은 가장 자신 있는 음식을 묻자 "레시피만 있으면 다 할 수 있다"며 멤버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어떤 주제를 던져놔도 비는 오디오 없이 '비글미'를 뽐낸 퍼플백은 '에너지 넘치고 힘이 나는 존재'로 대중의 기억 속에 남길 바랐다.
"퍼플백은 퍼플백이었으면 좋겠어요. 사랑을 다루는 주제보다는 에너제틱하고 청량하게 희망을 전하는 노래를 하고 싶거든요. 좋은 날, 드라이브할 때 생각나는 그룹이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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