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양현석의 꼬리자르기가 부작용이 일어났다. 사건의 핵심이자 측근을 자르려 했던 양현석이 도리어 역풍을 맞은 모양새다.
8일 방송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다시 한번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성접대 의혹을 다룬 가운데, 이번에는 사건의 핵심인물 정마담의 증언을 공개했다.
앞서 YG의 원정 성접대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마담은 사건의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지난 2014년 YG 양현석 전 대표가 말레이시아 출신 재력가 조로우를 포함한 해외 재력가들을 상대로 성접대를 했을 당시, 이를 연결해준 사람이 정마담이었던 것.
당시 이들이 지속적으로 만났던 구체적인 정황들이 공개되며 '스트레이트' 측은 정마담의 증언을 듣고자 했다. 계속된 인터뷰 요청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정마담은 양현석 측의 진술에 증언을 결심했다. 양현석은 정마담과 동행했던 20여 명의 유흥업소 여성들에 대해 자신들은 정마담이 왜 여성들을 불렀는지 모르며, 초대를 받아 간 자리일 뿐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정마담은 "이 사건에서 조사를 제일 많이 받고 피해 본 사람은 나"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내가 자리를 만들었다고 해도, 그런 거물들을 오라 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조로우랑 직접 연락한 적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 난 영어를 못한다. 기본적인 수준이다. 쇼핑할 때, 호텔에서 밥 시켜 먹는 정도밖에 못 한다"고 말했다.
정마담은 '스트레이트'를 통해 양현석의 지시로 여성들을 동원했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YG의 직원이었으며, 현재 자회사 YGX의 김 대표와 연락을 주고받았다. 정마담은 "김 대표가 양현석이 시키지 않은 짓을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며 양현석 대신 김대표가 전화를 한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마담은 유흥업소 여성들의 사진이 오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참가 여성들을 정하고, 얼굴을 알아야 하니까 양현석 측근에게 사진을 보내줬다. 그러면 양현석 측근이 다시 그쪽으로 '이렇게 생긴 애가 있다. 갈 것이다'라고 보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즉 갑작스럽게 여성들을 데리고 나타난 게 아니라 양현석 측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
또한 정마담은 미술업계 큰 손이자 양현석의 친구인 A씨에게 2억 원 상당의 유로화를 다발로 받았다고 밝혔다. 유럽 출장 일주일 전 여성들의 출장비 명목이었다. 그는 "조로우 측에서 줬다고 들었다"고 했다. 유흥 업소 여성들은 5일 근무 대가로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을 나눠 가졌다. 해당 돈을 어떻게 나눌지 조언을 준 사람 역시 양현석이었다. 정마담은 "(양현석이) 조로우 쪽에 네 돈까지 달라고 하는 것은 모양이 빠지니 1억 원을 수고비로 챙기고 나머지 1억 원을 여성들에게 나눠주라고 했다"고 전했다.
앞서 YG 측은 성접대 의혹이 제기됐을 때부터 줄곧 모르쇠로 일관하며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그럴 때마다 '스트레이트' 측은 YG의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구체적인 증언과 여러 정황 증거들을 내세웠다.
그럼에도 YG는 양현석을 감싸기 급급했고, 의혹을 벗어나기 위해 정마담에게 화살을 돌렸다. 이는 사면초가에 몰린 YG의 무리수로 보인다. 때때로 가장 무섭고 위험한 상대는 측근이다.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한 YG와 양현석은 꼬리자르기를 시도하다 역풍을 맞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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