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기대했던 모습을 되찾고 있다.
강정호는 6일(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9회말 동점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8호 홈런.
이날 교체로 출전했던 강정호는 앞선 두 타석에서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팀이 5-6으로 뒤진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밀워키 투수 주니오르 게라의 초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넘어가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강정호의 홈런으로 피츠버그는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갈 수 있었다. 비록 결과는 피츠버그의 패배로 끝났지만, 한 순간이나마 PNC 파크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강정호의 시즌 성적은 타율 0.173 8홈런 20타점 OPS 0.635가 됐다.
강정호는 시범경기에서 홈런 7방을 쏘아 올리며 주전 3루수로 2019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결과는 참담했다. 지난 2년간 빅리그에서 단 3경기만 출전한 여파가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쳤다. 안타는커녕 공을 제대로 맞추지도 못했다.
결국 강정호는 경쟁자 콜린 모란에게 주전 3루수 자리를 내줬고, 5월 중순에는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후 6월초 다시 25인 로스터에 포함됐지만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이제는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더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강정호는 6월말부터 서서히 부활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최근 10일의 성적만 보면 타율 0.318(22타수 7안타) 3홈런 6타점의 상승세다. 특히 7월 OPS는 무려 1.280에 달한다. 2015년과 2016년 강정호가 보여줬던 모습 그대로다. 여전히 삼진이 많은 것은 아쉽지만, 공을 맞추는 횟수 자체가 늘어났고 일단 맞으면 장타로 연결된다.
강정호가 지금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피츠버그에게는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다. 피츠버그는 올 시즌 42승44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4위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지구 공동 1위 밀워키 브루어스, 시카고 컵스(46승42패)와의 승차는 3경기에 불과하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가을야구를 노려볼 수 있다.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강정호가 이 기세를 전반기 남은 기간과 후반기까지 이어가며 피츠버그가 기대했던 '킹캉'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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