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가수 유승준이 17년만에 다시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을까.
11일 대법원에서 유승준이 LA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이 열린다.
유승준은 지난 2000년대 '가위'라는 데뷔곡에 이어 '나나나' '열정' 등으로 밀레니엄 시대를 장악할 만큼 폭풍같은 인기를 끌던 가수다. 2001년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아 4급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음에도 병역 의무를 다하겠다고 직접 밝히는 등 전 국민의 호감을 얻었고 '아름다운 청년'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었다.
그러나 유승준은 입대를 3개월 앞둔 시점, 돌연 미국서 시민권을 취득했고 병무청이 곧바로 국내소환을 요청했지만 불응했다. 법무부의 긴급명령으로 인해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영구 입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유승준의 미국 시민권 취득으로 인한 병역기피 사례는 전 국민의 공분을 자아냈다. 이로 인해 국내 법이 개정될 정도였다.
실제 병무청은 병역의무를 기피할 목적으로 대한민국의 국적을 상실했거나 이탈한 자는 입국 거부가 가능한 출입국 관리법을 개정했다. 유승준으로 인해 국적법(국적회복에 의한 국적 취득) 9조가 개정된 셈이다.
이후 유승준의 소식은 거의 전무했다. 그러나 그가 만 38세에 달하자 끊임없이 한국 복귀 조짐을 비쳤다. 자신을 거부하는 한국에 대해 원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거짓말, 괘씸죄, 그게 나의 죄명이자 입국 불가 사유"라며 억울해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만 38세 나이는 한국 국적을 회복하더라도 군입대를 면할 수 있는 숫자였다. 진정성에 의심을 사는 것도 당연했다.
여론은 여전히 냉랭하고, 유승준의 '집념'도 한결같은 시점, 대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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