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인터넷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 표 촌극이 또 시작됐다. 이번 주인공은 BJ열매와 BJ케이, 그룹 버뮤다 우창범이다. 주제는 성관계 영상 유포, 양다리 폭로전 등으로 자극적인 치정극이다.
발단은 우창범이 지난 2일 BJ서윤의 아프리카TV 라이브 방송에 출연하면서부터다. 그는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BJ열매와 만났지만, 유명 BJ 2명과 양다리를 걸쳐 이별했다고 주장했다. 자극적인 폭로에 시청자는 열광했다.
이날 BJ열매는 자신의 게시판에 "3일 밤 10시 방송하겠다"며 반격을 예고했다. BJ열매는 "어제 (우창범에) 연락이 왔는데 그냥 미안하단 한 마디면 또 저 혼자 그냥 정신병자 돼주고 말려고 했다"며 "하지만 계속된 거짓말 뿐이었고 더 이상은 저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제 자신을 다치게 하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어제 연락 온 것들까지 종합해서 총정리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둘(본인과 우창범)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명의 문제이고 연예계 쪽이나 무겁게 다뤄지고 있는 뉴스들이랑도 연관 지어질 수 있어서 신중한 정리가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인터넷방송 갤러리(이하 인방갤)에 우창범과 나눈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 캡쳐본을 공개했다. 이는 두 사람이 열애 시절 나눈 대화로 보인다. 이를 근거로 BJ열매는 자신과의 성관계 영상을 우창범이 다른 단체 대화방을 통해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일명 '정준영 단톡방'이었다. 가수 정준영을 비롯한 다수의 연예인이 불법 성관계 동영상을 공유한 것으로 드러나 사회적 파문을 불러일으킨 곳.
우창범은 3일 반박에 나섰다. 아프리카TV를 통해 그는 '억울합니다'라는 제목의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우창범은 "열매의 피해자 코스프레에 지친다"며 "이미 헤어진 상태였고 1년이 지난 상황에서 무슨 이유로 이러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는 성관계 영상 유포와 관련해서는 "영상을 공유했다고 하는데 절대 아니다"라며 "상식적으로 그게 사실이라면 소환 조사를 받았을 텐데 그러지 않은 이유를 생각해 달라. 버닝썬 단톡방 기사를 알기 전까지는 존재 자체를 몰랐고 그분들과 사적인 연락을 주고받은 적도 없다. 그 영상은 연인 관계일 때 합의하에 찍은 영상이고 공유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BJ케이 역시 입을 열었다. 그는 "내가 쓰레기인 건 맞지만 (열매를 만날 당시) 나는 여자 친구가 없었으니 바람을 피운 게 아니다"라며 게시판에는 "간단하게 말할게요. 난 마약한 적 없음. 버닝썬 연관된 거 1도 없음"이라고 남겼다.
수많은 시청자를 보유하고 있는 BJ들의 실명 폭로전 탓에 관련 키워드는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다. 아프리카TV에서 벌어진 이러한 자극적인 사건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레이싱모델 출신 BJ 류지혜와 프로게이머 출신 BJ 이영호가 벌인 낙태 수술 진실 공방 역시 엄청난 화제를 불러 모았다. 당시 류지혜는 자신의 전 연인 이영호와 남순이 합동 방송을 진행하자,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생방송 중이던 남순에게 전화를 걸어 이영호를 초대한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 것.
이후 류지혜는 남순에게 합동 방송을 제안했다. 류지혜는 남순이 방송하던 장소까지 찾아왔고 폭로를 이어갔다. 과거 이영호 때문에 낙태를 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영호는 자신의 인터넷방송을 통해 "8년 전에 사귄 것은 맞지만, 임신 확인도 못 했다"고 입장을 밝혀야 했고, 류지혜 역시 반박에 재반박을 이어가 대중의 피로감을 높였다.
5월에는 배우 출신 아프리카TV BJ강은비와 하나경의 다툼이 생중계됐다. 당시 하나경은 남순과 합동 방송을 진행했다. 남순은 하나경에게 강은비와의 친분을 물었고, 하나경은 긍정을 뜻을 내비쳤다. 이후 남순은 강은비와 전화 연결을 진행했다. 하나경은 강은비에게 "은비야, 안녕?"이라며 반갑게 인사했으나, 강은비는 냉랭한 태도로 "하나경과 친하지 않다. 반말을 할 사이가 아니다"고 답했다.
이후 두 사람은 날 선 폭로전을 시작했다. 강은비는 하나경과 영화 촬영 당시 반말을 들었으며, 손가락으로 머리를 미는 폭행까지 당했다고 밝혔다. 하나경은 엇갈린 주장을 하며 격한 감정싸움을 벌였다. 예기치 못한 돌발상황인 셈.
6월에도 아프리카TV BJ들은 실시간 검색어를 도배했다. 이번에는 성희롱성 발언 탓. 외질혜, 감스트, 남순은 합동 방송 중 모든 질문에 '당연하지'라고 답해야 하는 게임을 했다. 이때 외질혜는 NS남순에게 특정 여성 BJ의 이름을 거론하며 "XXX 방송을 보며 자위를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NS남순은 "당연하지"라고 답했다. 이어 남순 역시 감스트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그러자 감스트도 "당연하지"라면서 "세 번했다"라고 말했다.
시청자들은 저급한 성희롱성 발언에 분노했다. 세 사람은 해당 발언에 대해 각자 사과 후 자숙 중이다. 아프리카TV에 따르면 외질혜, 감스트, NS남순은 3일 이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유는 '미풍양속 위배(부적절한 발언)'이다.
이렇듯 아프리카TV BJ들의 자극적인 방송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인터넷 개인방송 대표 플랫폼인 아프리카 TV는 지난해 1분기 기준 매출액 214억원, 영업이익 47억원을 기록하는 등 전년 대비 각각 17%, 30% 성장했다. 또 2013년부터 연평균 방문자 수가 매년 12.4%씩 성장해 영향력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청소년의 26.7%가 인터넷 1인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규모에 비해 규제는 미비하다. 개인방송 사업자들이 ‘방송사업자’가 아닌 ‘부가통신사업자’로 분류된다는 점이 꼽힌다. 이 때문에 인터넷 방송은 방송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전기통신사업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청소년보호법이나 형법 등 더욱 포괄적인 법에 의해 사후 심의를 받는 것.
BJ들이 방송을 한 후에야 법에 저촉되는 사항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얘기다. 2015년부터는 방통위에서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인터넷 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전달했지만 강제성은 없다. 문제가 되는 BJ에 제재를 한다고 해도 며칠 방송정지를 하는 데 그치고 있다.
성관계 영상 유포, 양다리 폭로전, 생방송 중 날 선 감정싸움, 낙태 폭로, 성희롱 발언 등 몹시 사적인 문제의 경우 더욱 제재할 방도가 없는 셈. 이로 인한 간접적 피로감은 고스란히 시청자, 팬, 포괄적으로는 대중에게 돌아오는 꼴이다.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