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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 정지영 감독 '하얀전쟁' 블루레이 출시
작성 : 2019년 06월 27일(목) 11:34

사진=한국영상자료원 제공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90년대 코리안 뉴웨이브의 대표작 '하얀전쟁'이 고화질 복원 영상으로 돌아왔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영상자료원이 정지영 감독의 1992년 작품 '하얀전쟁' 블루레이 버전을 6월 25일 정식 발매했다.

'하얀전쟁'은 한국영상자료원(이하 자료원)이 선보이는 고전영화 블루레이 시리즈의 15번째 타이틀로, 2014년 자료원이 선정한 한국영화 100선의 한 작품이기도 하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두 군인의 전쟁 트라우마와 귀국 후의 비극적 삶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베트남전을 조명한 이 영화는 지금까지도 코리안 뉴웨이브의 대표작, 나아가 1990년대 한국영화계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힌다. 자료원은 지난 2016년 4K 화질로 이 작품을 디지털 복원했으며, 이번 블루레이에는 해당 버전이 반영됐다.

베트남전이라는 명분없는 전장에서 민간인 살해까지 가담, 이후 삶이 붕괴되어 가는 참전 군인의 이야기를 담은 '하얀 전쟁'은 용감한 국군이 타국의 자유를 위해 희생한 전쟁이라는 베트남전에 대한 그간의 인식을 뒤집어놓는다. 이는 영화가 발표된 당시로선 매우 희귀할 뿐 아니라 적지 않은 파장을 낳은 도발적인 문제제기였다. 그러나 영화는 섣부르게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는다. 정지영 감독은 전쟁을 직접적으로 그리기보다 전쟁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두 참전 군인의 처참한 삶을 주의 깊게 묘사하는데 중점을 뒀고, 그들이 살고 있던 1979년에서 80년 사이의 한국사회를 시공간적으로 동떨어진 베트남전 당시와 대비시킴으로써 역설적으로 메시지의 효과를 강화했다.

이를 통해 '하얀전쟁'은 베트남전에 대한 역사적 비판 뿐 아니라 당대 한국사회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했고, 참전 군인들의 비극적 행로를 그림으로써 전쟁 일반이 가지는 폭력성과 가학성을 고발하는 지점으로까지 나아갔다. 아울러 故유영길 촬영감독의 빼어난 영상이 더해지면서, 이 영화는 1990년대, 나아가 한국영화사를 대표하는 걸작의 반열에 올라섰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탁월한 비판 의식과 영화적 성취를 되새기기 위해 자료원은 지난 2016년 '하얀전쟁'을 디지털 복원한 것이다. 1994년 자료원으로 입수된 듀프 네가티브 필름을 소재로 화질 및 사운드 복원 작업이 실시됐고, 정지영 감독이 직접 감수에 참여함으로써 상당 수준의 복원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었다고. 원본 자체의 문제로 인해 사운드 복원 작업에 다소 한계가 있었던 것은 아쉬운 지점이지만 고화질 영상이 반영된 이번 블루레이 출시는 '하얀전쟁'의 영화적 가치를 완전히 새롭게 인식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블루레이에는 정지영 감독, 주연 안성기 배우 등의 코멘터리가 게재돼 관객의 풍부한 감상을 돕는다. 정지영 감독과 안성기는 기획과 제작 당시의 뒷이야기를 풍성히 털어 놓았다. 원작 소설을 접한 안성기가 정지영 감독에게 먼저 영화 연출을 제안했다는 이야기, 베트남전 이후 해외 영화인이 베트남 현지를 화면에 담은 첫 사례가 '하얀전쟁'이라는 점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또한 국내외 각 촬영지에 대한 세세한 정보, 마지막 장면에 대한 아이디어가 안성기로부터 나왔다는 점 등은 영화를 이해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와 더불어, 주요 장면 연출 의도에 대한 정지영 감독의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하얀전쟁'의 의미를 더욱 다채롭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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