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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YG 양현석에게 배운 게 고작 '모르쇠'입니까 [ST포커스]
작성 : 2019년 05월 30일(목) 11:48

YG 싸이 양현석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의 성접대 의혹에 가수 싸이가 끌려 들어왔다. 성접대를 받은 재력가 중 하나인 조 로우가 싸이의 절친이라는 것. 그러나 싸이는 친분을 인정하면서도 알맹이 없는 해명으로 일관해 대중의 비난을 떠안고 있다.

27일 방송된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양현석의 성접대 의혹을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양현석은 2014년 7월, 동남아시아 재력가 2명과 유흥업소 여성들이 어울린 자리에 함께 있었다.

재력가 중 하나로 알려진 말레이시아 출신 금융업자 로 택 조(38·일명 조 로우)는 미국 내 변호사를 통해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조 로우는 싸이의 친구이고, 싸이를 통해 양현석을 만났다. 그는 MBC 보도에서 제기된 종류의 어떠한 행동에도 관여하지 않았으며, 알지도 못한다"고 주장했다.

조 로우는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의 측근으로 국영투자기업을 통해 45억 달러(5조 3000억 원)가 넘는 나랏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 관리한 혐의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수배된 인물이다. 그는 2015년 횡령 스캔들의 전모가 드러난 뒤에도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호화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5월 총선에서 나집 전 총리가 실각하자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월드 스타' 출신답게 친분 역시 남다른 글로벌 스케일을 자랑한 싸이다. 그러나 당시 모임 이후 조 로우에 거대한 비리가 엮인 사실이 드러나며 재력가와의 친분은 싸이에게 치명적인 독으로 돌아왔다.

정말 조 로우와 친분이 있는지, 조 로우를 양현석에게 소개시켜준 것이 맞는지, 무슨 의도로 소개를 주선한 것인지, 당시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인지 싸이의 명확한 확인이 필요했다. 그러나 싸이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확인해보겠다"는 피드백 이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불리할 때마다 입을 다무는 YG가 떠오르는 대목이었다.

이틀이 지나서야 싸이는 SNS에 입장문을 올렸다. 일단 그는 "조 로우는 친구가 맞고 양현석에게 소개한 게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들의 초대를 받아 함께 식사, 술을 한 후 저와 양현석 형은 먼저 자리를 일어났다. 먼나라에서 온 친구와의 자리로만 생각했다"며 선을 그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내놓은 입장문이었으나 쉬이 납득하기 어려웠다. 이 입장문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앞서 YG가 내놓은 입장문과 비슷한 형태를 띄었다. YG 역시 "지인 초대를 받아 동석한 사실이 있지만 어떤 형식의 접대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속된 말로 '술은 마셨지만 음주는 아니다' 식이었다.

뜯어보면 싸이는 조 로우가 친구임을 인정하며 논란을 어느 정도 수긍하는 겉모양새를 띄었으나 실질적으로 이번 입장은 핵심 쟁점인 '성접대 의혹'이 쏙 빠진 반쪽짜리 해명에 불과했다. 사건의 무게감을 줄이고 문제의 소지를 회피하려는데 급급한 인상이었다.

안타깝게도 해명 역시 신뢰하기 어려웠다. 싸이는 "양현석과 먼저 자리를 떴다"고 했으나 그와 배치되는 내용들이 이미 증언된 바다. '스트레이트'와 함께 공동취재했다는 한 매체는 "여성들을 끼고 밥을 먹으며 성행위를 하려고 했다. 비상식적으로 놀았다"는 제보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미 식사 때부터 문란한 상황들이 연출됐다는 뜻이다. 또한 '스트레이트'는 "클럽 이동 후 다른 사람들은 초대된 여성들과 함께 어울렸고 양현석 씨는 난간에서 지켜보고 있던 기억이 있다"는 목격담을 공개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해당 자리에는 화류계 여성 25명이 참석했다. 외국 친구에게 양현석을 소개하는 자리에 왜 여성들이 동원된 것인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할 길이 없다. 게다가 "초대를 받은 여성 중 10명 이상은 YG 측과 잘 알고 지내는 일명 정마담이 동원한 화류계 여성들"이라는 말도 나왔다. 29일 'KBS 뉴스9'는 YG 사업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당시 양 대표 측이 자리에 유흥업소 여성들을 부른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저 "초대를 받아서 갔을 뿐"이라고 둘러대기엔 여러 정황들이 미심쩍다. YG와 싸이의 해명만으로는 명확히 풀리지 않는 부분들이다.

사실 싸이는 그 누구보다 궁극의 '솔직함'으로 사랑받은 가수다. 대마초 흡입, 부실 군복무 등 치명적인 이슈들에도 싸이는 '강남스타일'이라는 희대의 히트곡을 낳으며 '월드스타'로 여론을 호감으로 돌려세웠다. '금수저'라는 대중의 다소 부정적인 인식이 담긴 수식어에도 싸이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건 특유의 'B급 코드'로 대놓고 '3류스러움'을 내세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 싸이에게서 느껴지는 YG 양현석의 기시감은 꽤나 불쾌하다. YG에서 배워온 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모르쇠'로 논점을 뭉개버리는 어줍짢은 사과문이란 말인가.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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