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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MHz', 배우들의 호연 가린 촌스러운 연출 [무비뷰]
작성 : 2019년 05월 29일(수) 08:08

0.0MHz / 사진=0.0MHz 공식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영화 '0.0MHz'가 원작의 후광과 '곤지암'을 전혀 잇지 못하는 충격적인 연출을 선보인다. 촌스러운 영상미는 덤이다.

올해 첫 한국 공포영화 '0.0MHz'(감독 유선동·제작 제이엠컬쳐스)는 초자연 미스터리 동아리 멤버들이 귀신을 부르는 주파수를 증명하기 위해 우하리의 한 흉가를 찾은 후 벌어지는 기이한 현상을 다루는 작품이다.

1920년대 천재 발명가 에디슨의 죽기 전 마지막 발명품으로 알려진 '유령 탐지기를 소재로 한 작품. 인간 뇌파의 주파수가 0.0MHz가 되면 귀신을 만날 수 있다는 새로운 콘셉트가 개봉 전부터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그러나 홍보 중 거듭 강조했던 유령 탐지기는 아주 적은 분량을 차지하며 그렇게 중요한 소재로 다뤄지지 않는다.

작품은 영화 '고사 두 번째 이야기: 교생실습'과 드라마 '뱀파이어 검사 시즌2'의 연출자이자 작가로도 활동해온 유선동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유선동 감독에 따르면 '0.0MHz'는 클래식한 공포 장르물이다. '엑소시스트'나 '에일리언'과 같은 영화들을 모던하게 재해석하고 싶었다고. 그러나 실상은 이도저도 아닌 기이한 분위기만 남았다.

원작의 시그니쳐 '머리카락 귀신', 강령술, 유령 탐지기, 굿 등 흥미로운 소재들이 예비 관객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기대감이 너무 높았던 탓일까. 작품은 1.2억뷰의 조회수를 기록한 원작 웹툰이 가진 흥미 요소들을 전혀 이어가지 못한다.

지난해 개봉한 흥행작 '곤지암'의 모티프가 된 웹툰 '0.0MHz'를 원작으로 한 만큼 '곤지암'과 '0.0MHz'는 비교 선상에 자주 올랐다.

물론 두 작품의 차이점은 존재한다. '곤지암'이 라이브 시점으로 흘러간다면 '0.0MHz'는 어디선가 지켜보는 듯한 시점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또 '곤지암'이 여러 인물을 동시에 담아내며 폐쇄된 공간이 주는 공포감을 자극했다면 '0.0MHz'는 폐가, 병원, 숙소 등 너무 많은 장소를 공포스럽게 꾸며낸다. 하지만 하나에 집중하지 못한 결과로 공포감은 바닥을 친다.

원작의 흡입력 높은 스토리와 몰입도가 스크린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희석된 탓일까. 전개가 눈에 띄게 어설프다. 각 캐릭터마다 서사가 있지만 관객을 납득시키기에는 설득력이 약하다. 귀신을 믿지 않는 미스터리 동아리 멤버들의 탐방기는 이제 평범하게 느껴지기도. 뿐만 아니라 조악한 CG(특수효과)들은 '기담' '알포인트' '장화홍련' 등 수작들로 높아진 국내 공포 영화 마니아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촌스러움의 미학'. 말 그대로 레트로 감성만이 줄 수 있는 예술적 표현이라는 의미다. 반면 이 작품은 그저 촌스럽다. 목적만으로 움직이는 캐릭터는 불쾌하지만 보는 이들이 납득할 수 있다면 서사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허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촌스럽기 짝이 없는 다수의 캐릭터들은 목적보다 행동으로 모든 것을 표현한다. 물론 최윤영과 정은지의 호연은 중후반부의 새로운 관전포인트다. 특히 목이 뒤틀리는 신들린 연기를 보인 최윤영을 보고 있노라면 유선동 감독의 의도대로 ‘엑소시스트’를 떠올리게 만든다.

또한 공포 영화의 별미인 반전. '0.0MHz' 역시 강렬한 반전으로 관객을 놀라게 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앞서 지적했던 느슨한 스토리가 이 반전의 재미를 절대적으로 반감시킨다. 그렇기에 반전은 인위적으로 느껴진다.

유령 탐지기라는 최첨단 기계와 강령술이라는 토속적인 소재를 동시에 엮어보려 했으나 결국 작품은 단 하나도 살려내지 못하고 이야기를 마친다. 끝내 배우들의 호연만 남아버린 영화 '0.0MHz'는 5월 29일 개봉한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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