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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프리즈너' 종영] 남궁민 표 히어로물…냉정과 능청사이
작성 : 2019년 05월 16일(목) 10:27

닥터프리즈너 남궁민 / 사진=지담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배우 남궁민이 '닥터 프리즈너'로 또 하나의 한국형 히어로물을 완성했다. 정확히 말해 열연으로 빚어낸 남궁민 표 '다크 히어로'였다.

15일 KBS2 수목드라마 '닥터 프리즈너'(극본 박계옥·연출 황인혁)가 32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닥터 프리즈너'는 대형병원에서 축출된 외과 에이스 의사 나이제(남궁민)가 교도소 의료과장이 된 이후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

절대 악인 이재준(최원영)과 악인에 선이 아닌, 악으로 맞선 나이제. 음울한 교도소를 배경으로 펼쳐진 치열한 대결은 32부작 내내 긴박하게 이어졌다. 결과는 다크 히어로 나이제의 승.

막판 궁지에 몰렸던 나이제는 이재준의 사무실을 찾아 그를 도발했다. 나이제는 나이프를 그의 눈에 띄게 만들어 결정적 순간 가슴을 찔렸다. 이때 기다리고 있던 선민식(김병철)이 등장해 나이제를 살렸고, 검사 정의식(장현성)은 살인미수 혐의로 이재준을 체포했다.

나이제가 군림하고 있는 서서울교도소로 구속영장을 받은 이재준이 입성한 것. 나이제는 점차 이재준의 목을 조여갔다. 측근들 곁에서 그를 떼어내 고립시키고, 밖에서는 이재준의 태강그룹 주가를 움직였다. 이재준은 동요해 이상 증세를 보이며, 평소 앓던 헌팅턴 무도병 발현을 늦출 약을 요구했다. 나이제는 다른 약을 처방했다.

이재준의 반격도 이어졌다. 태강그룹 차기 총수 후보였던 그는 권력으로 검찰을 움직였고, 결국 구속적부심을 신청해 석방됐다. 이제 이재준의 걸림돌은 또 다른 총수 후보인 동생 이재환(박은석) 뿐. 이사회 당일 형의 계략에 빠진 이재환은 뇌사에 빠졌고, 이재준의 총수 발탁은 따 놓은 당상이었다.

이때 나이제와 한소금(권나라)이 이재환을 데리고 이사회에 출석했다. 나이제는 이재준의 음성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며 이재준이 이재환을 해치려 한 사실을 폭로했다. 뇌사상태라던 이재환은 눈을 뜨고 자신에게 주사를 놓은 사람이 이재준이라고 의사표현을 했다. 친족살인미수 혐의로 다시 체포된 이재준은 앞서 태강케미컬 직원의 산재사고 은폐 및 유가족 살인교사 혐의도 인정돼 꼼짝없이 수감됐다.

닥터프리즈너 포스터 / 사진=지담 제공


치밀한 수 싸움과 악을 이용해 정의를 실현한 나이제. 다크 히어로는 악인을 향해 "너 같은 사람이 여기서 죽어서 나가게 만드는 게 내 정의다"라고 일갈했다. 이렇듯 '닥터 프리즈너'는 질환을 이용한 법망 피하기, 즉 '형 집행정지'라는 제도를 큰 모티브 삼아 기획됐다. 악법으로 악용되기 딱 좋은 소재를 이용한 것이다. 음울한 교도소를 배경으로 최강 빌런과 다크 히어로의 대결 구도를 만들어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맹목적인 선인은 없었다. 나이제는 무조건 눈에 힘을 주고서 정의를 외쳐대지 않았으며, 악인에 휩쓸려 연민을 구걸하는 고리타분한 방식도 타파했다. 몇 수 앞의 일들을 계산해 능청을 떨다가 결정적 순간, 냉철하게 완급을 조절한 것이다. 그가 악법을 이용해 악인을 농락할 때 시청자는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연출을 꽉 쥐어 잡고 능란히 흔든 것은 나이제를 연기한 배우 남궁민이었다. 나이제의 역할 설명은 '억울한 사건에 휘말려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 천재 외과의'라 명시됐다. 자칫 뻔한 전개로 흘러갈 수 있는 상황에 남궁민은 대상급 연기력을 발휘했다. 섬세하고 부드럽지만, 흐름에 따라 폭주하는 눈빛은 압권이었다. 간혹 이성을 잃고 이를 갈거나, 충혈된 눈으로 악을 지를 때에는 서늘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남궁민은 전작과의 결도 달리했다. '김과장'으로 코믹을 더한 현실적 한국형 히어로 김성룡을 완성했던 그의 색다른 활약이었다. '정의'라는 목적은 하나였으나, 회사 대신 교도소를 장악했다. 남궁민은 이에 맞춰 웃음기 빼고 살기를 더했다.

'닥터 프리즈너'는 줄곧 10%대(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시청률을 유지하며 수목극 왕좌를 고수했다. 마지막 회는 15.8%까지 치솟아 정점을 찍어 유종의미를 거뒀다. 작품의 뼈대에 풍부하게 살을 덧댄 남궁민의 활약 덕분에 '닥터 프리즈너'가 침체된 KBS 드라마국의 체면을 살린 모양새다.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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