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에이프릴의 딸' 충격적 명장면 명대사 BEST3
작성 : 2019년 05월 13일(월) 14:24

사진=영화 에이프릴의 딸 스틸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영화 '에이프릴의 딸'(감독 미셸 프랑코) 측이 명장면과 명대사를 13일 공개했다.

영화 '에이프릴의 딸'은 '웰메이드 문제작'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강렬하고 충격적인 오프닝씬으로 시작한다. 암흑의 프레임 너머에서 들려오는 젊은 여성의 신음소리가 한참 계속되다가 비로소 만나게 되는 첫 장면에서, 발레리아의 언니 클라라는 부엌에서 무심하게 아침을 준비하고 있다. 곧이어 신음이 멈추고 방문을 열고 등장하는 발레리아는 나체로 부엌을 배회하는데 그녀의 몸은 부엌 카운터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통화 중인 클라라에게로 다가서면서 드러나는 발레리아의 몸에서 아직 앳된 얼굴의 그녀가 만삭의 임산부임을 알 수 있다.

이 장면은 발레리아를 연기한 신인배우 안나 발레리아 베세릴의 강렬하고도 당당한 연기 데뷔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으로 관객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긴다. 동시에 에이프릴과 발레리아 사이에서 주목 받지 못하고 낮은 자존감으로 조용히 고통 받는 클라라를 통해 대변되는, 가족 간 여성들의 서로 다른 불만과 결핍을 효과적으로 암시하는 중요한 장면이다.

처음 겪는 육아의 고됨에 지쳐가는 발레리아를 대신해 정성껏 아기를 돌보는 에이프릴에게 관객들이 서서히 공감을 느낄 때 즈음, 모든 기대를 배신하는 에이프릴의 충격적인 선택이 드러난다. 바로 이전까지 별 내색 없던 에이프릴이 돌변하여 미성년인 발레리아를 대신해 입양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아기 카렌을 빼돌린 것. 극심한 분노와 충격에 빠진 발레리아의 반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에이프릴은 비밀스럽게 카렌을 양육한다. 점입가경인 것은 에이프릴이 아기의 아버지이자 딸의 남자친구인 마테오에게만 이 비밀을 털어놓고 자신의 삶 속으로 마테오를 끌어들인다는 점이다. 엄마에게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관객들의 모든 기대를 배신하는 충격적인 에이프릴 캐릭터의 본색이 드러나는 장면으로서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을 제시한다.

아기를 빼앗긴 발레리아는 집요한 추적 끝에 엄마 에이프릴이 살고 있는 동네로 찾아간다. 깡마른 몸에 초췌한 얼굴로 낯선 이들에게 다가가 무작정 엄마의 사진을 보여주며 행방을 묻는 그녀에게서 절박함이 느껴진다. 마침내 그녀가 우연히 다정하게 길을 걷는 에이프릴과 마테오를 발견하고 뒤쫓아가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최고조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내내 담담하게 관조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던 카메라도 그녀를 앞과 뒤에서 쫓아가며 믿기 힘든 진실을 마주하는 발레리아의 충격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이 장면은 그 동안 부각되지 않던 엄마로서의 발레리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에이프릴과는 또 다른 모성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어린 나이에 출산을 하며 엄마가 되었던 여성들, 그러나 둘 모두 전통적인 모성상에는 부합하지 않는 복합적인 면모를 표출함으로써, 이 영화는 건조한 연출 속에서도 효과적으로 주제를 전달한다.

영화 '에이프릴의 딸'이 유독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는 까닭은 사실 마지막 장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밀이 발각된 에이프릴이 아기를 버리고 떠나자 발레리아는 우여곡절 끝에 아기를 보호 중인 시설을 찾아가지만, 아기의 아빠가 없으면 데려갈 수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한다. 발레리아는 마테오를 찾아가 새롭게 시작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자고 제안한다. 아기를 데려오는 길, 버스 터미널에서 줄 서 있는 마테오에게 발레리아는 물을 사오겠다며 아기를 안고 어딘가로 향한다. 점점 멀어질수록 빨라지는 걸음걸이로 발레리아는 택시를 잡아타고 빨리 출발해달라고 한다. 단촐한 가방 하나와 아기만을 안고, 목적지도 정하지 않은 채 발레리아는 떠난다. 이 충격적인 반전은 관객들을 전혀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이끈다.

이처럼 강렬하고 인상 깊은 명장면으로 관객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여운을 선사하는 미스터리 드라마 '에이프릴의 딸'이다.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ent@stoo.com]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
포토 뉴스

기사 목록

스포츠투데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