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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사제' 김남길, 스스로 증명한 주인공의 품격 [인터뷰]
작성 : 2019년 05월 06일(월) 08:00

김남길 인터뷰 /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나보다 주변을 더 생각했고, 두 번의 부상에도 촬영장을 꿋꿋하게 지켰다. 드라마의 빛나는 결과 뒤에는 왕관을 쓰기 위해 책임감이라는 무게를 견뎌야했던 주연 배우 김남길이 있었다.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 가뭄 속 SBS '열혈사제'(극본 박재범·연출 이명우)는 2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소위 '대박'을 쳤다.

김남길은 '열혈사제'를 향한 이러한 인기와 관심을 체감하지 못했다고. 그에게 시청률은 그다지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다. 그는 '열혈사제'의 성공을 증명하는 것은 20%가 넘는 시청률보다 조연 배우들을 향한 대중들의 관심이라고 생각했다. 김남길은 "'열혈사제'의 가장 큰 수확은 조연 배우들이 주목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열혈사제'가 김남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드라마인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김남길만 있어서는 완성될 수 없었던 작품이다. '열혈사제'는 주인공인 김남길뿐 아니라 다른 주, 조연 배우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완벽하게 역할을 해냈기에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김남길도 이러한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예전에는 제가 개인적으로 타이틀롤을 맡았으면 잘해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었다"며 "제가 잘 해야 같이 작업한 동료들과 스태프가 인정 받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주인공은 빛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주변 배우들을 빛나게 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김남길은 자신이 생각하는 주인공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주인공의 역할은 연기할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연기 외적으로도 김남길은 배우들을 다독이고 아울러야 했다. 대중들의 관심이 어색한 배우들은 김남길에게 이 관심이 얼마나 갈 것 같냐는 질문을 했고, 김남길은 "솔직하게 길어야 한 달이나 두 달"이라고 답해줬다고. 그들에게는 지금 현재가 아니라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


김남길의 이러한 현실적인 답변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기도 했다. 그는 "저도 주목받았다가 사라지고를 몇 번 반복했다. 처음 주목받았을 때는 이게 영원할 것 같았지만 사그라들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험을 반복하고, 일희일비하다 보니 혼자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김남길은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다음을 위한 기회가 제공되는 것일 뿐이다. 이 인기가 영원하고, 보장받는다는 생각을 하면 본인 스스로도 힘들고, 또 그런 쪽에 초점이 맞춰지면 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여러 의미로 '열혈사제'는 배우 김남길을 재조명한 작품이다. 누군가는 배우 17년차에 인생작을 만났다고 하지만 그는 자신의 여러 작품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한다. 김남길은 "다른 작품과 똑같이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했는데 그 중 하나가 시청률이 잘 나왔을 뿐"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가 인터뷰 내내 언급한 것은 바로 '책임감'이었다. 유독 무거웠던 주연의 책임감을 견뎌내자 훌륭한 왕관이 따라왔다. 배우 김남길의 새로운 모습이었다. 그는 드라마 ‘선덕여왕’(2009) ‘나쁜 남자’(2010)를 통해 치명적이고 강렬한 남자의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각인됐다.

김남길은 "연기를 할 때 제가 갖고 있는 모습을 극대화한다. 갖고 있지 않은 모습을 극대화하면 어색할 수밖에 없다"며 "그 어떤 인물도 제 모습 중 하나다"라고 했다. 그 어떤 작품의 어떤 캐릭터에도 자신의 모습이 녹아있다는 것.

자신에게 박혀있던 강한 이미지를 지우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고. 이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자 하는 배우로서의 욕심으로 이어졌다.

그는 "배우들이 다 잘 될 영화, 잘 될 드라마만 하면 어떻게 하겠나. 배우들의 목표가 좁아져 있고, 변질돼 있다"며 "다양한 작품들을 많이 하고, 그게 행여나 주목을 받지 못 하면 슬프긴 하겠지만 그걸 두려워 하고 싶지는 않다. 장르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김남길이 다양한 장르를 추구하는 한 도전 또한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김남길은 잊혀졌던 예전의 꿈을 잠시 꺼냈다. 그는 "할리우드에 진출해서, 남우주연상을 받는다는 말도 안 되는 목표가 있었다"며 웃었다.

이어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는데, 크게는 아시아에서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해보고 싶은 인물들도 많다"며 "(할리우드의) 문화적인 것을 보고 배운 다음에 조금 더 나이가 들면 도전해보고 싶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이렇듯 익숙함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 배우 김남길. 타고난 재능을 뛰어넘는 노력, 자신보다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와 배려로 주인공의 품격을 스스로 증명했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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