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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사제' 음문석 "잘 봐, 아주 우아한 배우니께" [인터뷰]
작성 : 2019년 05월 03일(금) 09:15

음문석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가수부터 댄서, 연출가, 그리고 배우까지. 음문석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누군가는 그에게 왜 한 분야에 정착하지 못 했냐고 말하지만, 그가 걸어온 길은 단 한순간도 헛된 것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그렇게 믿었고, 또 증명해냈다.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극본 박재범·연출 이명우)는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가뭄 속 단비를 내렸다. 그리고 이 드라마를 만들어낸 많은 배우들 중 낯설지만 반짝반짝 빛나던 한 사람이 있었다. 자로 잰듯한 단발머리와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가 인상적이었던 배우 음문석이다.

음문석은 자신을 향한 큰 관심과 사랑이 행복했지만, 얼떨떨하고 어색하기도 했다. 그는 늘 누군가의 부하와 주변인으로 작품의 한 자리를 차지했던 배우였다고 자신을 정의했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장룡이라는 이름을 선물한 '열혈사제'를 무사히 끝내야겠다는 그 마음 하나뿐이었다고. 이러한 관심은 꿈에서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일이었다.

음문석은 "저에게 처음으로 역할의 이름이 주어졌다. 그동안은 긴 스토리 안에서 끝까지 호흡하기보다는 잠깐의 역할만 하고 빠졌었다. 1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나온 작품은 '열혈사제'가 처음"이라며 "'스타가 돼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장룡이라는 캐릭터를 드라마에 모나지 않게 잘 녹여서 마무리하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잘 하고 싶다는 욕심이 그를 짓누르기도 했다.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였던 만큼 생각할 것도 연구해야할 것도 많았다. 음문석은 "원래는 기대면 잠을 자는 스타일인데 잠을 거의 못 잤다. 예민해지니까 수면장애가 왔다"며 "이런걸 처음 느꼈다"고 설명했다.

장룡이라는 캐릭터의 눈으로 세상을 봐야 했다. 음문석이 자신에게 주어진 첫 캐릭터를 이해하는 첫 걸음이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어떠한 서사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단발머리를 하는 이유도, 촌스러운 옷을 입는 이유 또한 고민했다. 이유가 있어야 행동을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의 캐릭터 고민이 단적으로 드러난 예가 있다. 음문석은 '열혈사제' 촬영 기간 내내 자신의 치아에 금니를 붙였다. 극 초반 이영준(정동환) 신부가 그에게 과자를 먹고 가라고 권유하는 장면이 있었고, 이에 장룡의 답변은 "싫어. 이빨에 껴서 딱 질색이야"였다. 이 장면 하나로 음문석의 치아에는 금니가 자리하게 됐다. 그는 "금니를 일부러 보여주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냥 이미지적으로 장룡의 일부분으로 하고 싶었다"며 "어찌보면 과한 집중력"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음문석이 말한 과한 집중력은 그를 완벽한 '신스틸러'로 만들었다. 카포에라 액션, 꽃잎 설사 장면 등 그는 극 중 어느 장면에서나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연기를 펼쳤다.


배우로서도 합격점을 받은 음문석, 열정이 또 다른 줄기의 열정을 만든 경우였다. 가수 활동을 하던 음문석은 무대 위에서 연기력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무대를 위해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그가 배우를 결심하게 만든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

음문석은 "처음에는 춤과 음악이 전부였다. 그런데 연기를 하면서 '연기가 종합 예술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춤과 노래 개그 등 모든 것의 교집합이 되는 게 연기더라"라며 "'이제껏 해 왔던 모든 것들이 연기를 위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저의 다양한 경험들 덕분에 연기가 더 빛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보다 비교적 늦게 시작한 연기. 연기가 재밌었지만 흥미만으로는 제대로 된 배우가 될 수 없었다. 연기를 알아야만 했기에 그는 연출에도 눈을 돌렸다. 그러자 프레임 안에서 어떤 연기를 펼쳐야 하는지, 촬영 스태프들이 배우를 보는 시선을 이해하게 됐다. 이렇듯 느리지만 꾸준하게 걸어왔던 걸음 걸음이 배우 음문석에 녹아든 것.

원석에서 이제 막 빛나는 보석이 되기 시작한 음문석은 미래를 바라보지 않는다. 그 어느 때에도 '꿈'을 정해놓고 살지 않았다. 자기 자신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보다 하고 싶은 걸 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확실한 것은 지금 그는 연기가 미친 듯이 하고 싶다는 것. 여전히 연기에 목마른 배우 음문석의 첫 페이지가 펼쳐졌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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