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명작 소설 '돈키호테'와 전격 비교
작성 : 2019년 05월 02일(목) 15:44

사진=영화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제71회 칸영화제 폐막작으로 화제를 모은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와 시대를 관통하는 명작 소설 '돈키호테'를 비교했다.

영화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감독 테리 길리엄) 측이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고전 명작 '돈키호테'를 재해석하며 특별한 관람 포인트를 2일 공개했다.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는 매너리즘에 빠진 천재 CF 감독 토비(아담 드라이버)가 스페인 광고 촬영지에서, 여전히 환상 속에 살고 있는 자신의 데뷔작 속 주인공 돈키호테(조나단 프라이스)를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소설에는 자신을 기사라 믿는 돈키호테와 산초가 모험을 떠나며 여러 차례 전투를 벌이게 되는데, 그중 하나가 풍차와의 전투이다. 피로로 지친 돈키호테가 길가에 있는 풍차를 보고선 천적인 거인으로 착각하여 풍차로 돌진하게 되는 장면으로 이는 '돈키호테'를 상징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에서는 이 장면을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의 섬 중 하나인 푸에르테벤투라를 배경으로 담아냈다. 이곳은 화산 작용으로 인해 만들어진 땅이기에 거칠고, 척박했으며 황량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관객들의 상상 속에만 있는 풍차와의 대결장면을 표현해낸 테리 길리엄 감독이다.

영화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는 소설 '돈키호테'처럼 스페인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테리 길리엄은 할리우드 최고의 비주얼리스트답게 21세기와 17세기를 오가는 듯한 돈키호테와 산초의 여정을 스페인의 절경과 함께 스크린에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독자들의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두 사람의 여정은 카나리아 제도, 카스티야라만차, 가이피엔소 등 대부분 스페인의 명소에서 촬영되었다. 산초가 모험을 떠나던 중 거울의 기사와 만나는 장면은 알모나시드 데 톨레도의 폐허가 된 성에서 촬영되었는데 발상의 전환을 통해 거울이 아닌 CD 조각들을 소품으로 사용, CD에 반사되는 빛을 활용해 더욱 초현실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또한 모나스테리오 데 피에드라의 돌 수원 정원의 인공폭포는 토비와 안젤리카 그리고 돈키호테가 10년 만에 재회하는 장면의 배경이 되었으며 안젤리카의 강렬한 첫 등장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처럼 스페인의 숨은 명소를 찾아다니며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 노력한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다.

고전 소설 '돈키호테' 속 돈키호테와 산초는 우스꽝스러운 모험을 벌이며 사람들에게 질타를 받지만 결국 용기와 진실함으로 조금씩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된다. 이 모습은 꿈꾸는 것조차 사치가 되어버린 현시대에 잃어버린 꿈을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의 모습에서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다.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에서는 자신의 데뷔작을 만들기 위해 열정을 다했던 순수했던 시절과 천재 CF 감독으로 불리는 현재를 교차로 보여주며 꿈과 열정은 잊은 채 자본에만 종속된 토비의 모습을 극명하게 대비시켜 보여준다.

토비가 자신을 돈키호테라고 믿는 노인과의 여정을 통해 점차 동화되어 가는 모습은 소설과 영화가 지니고 있는 메시지를 더욱 뚜렷하게 전달한다. "이 영화는 세상을 바꿀 꿈과 힘에 대한 이야기"라고 전한 테리 길리엄 감독의 말처럼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는 꿈을 잃은 채 현재를 살아가는 잠재적 돈키호테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5월 23일 개봉.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ent@stoo.com]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