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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키스 패밀리' 진경 "섹시 코미디지만 19금 안 된다고 생각" [인터뷰]
작성 : 2019년 03월 26일(화) 11:48

진경 / 사진=영화사 두둥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배우 진경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똑똑함'이다. 물론 그가 지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모습이 대중에 각인됐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역할 때문에 생긴 이미지는 아닐 터. 영화 '베테랑', '암살' 등에서 조연으로 짧게 나왔던 시절부터 진경은 야무지게 자신의 몫 이상을 해내며 존재감을 쌓아왔다. 대중이 그에게 매력을 느끼는 이유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썬키스패밀리'(감독 김지혜·제작 영화사 두둥)는 아빠(박희순)의 예쁜 여사친(황우슬혜)의 등장으로 엄마 아빠의 사이에 위기가 온 가운데 막내딸 진해(이고은)가 가정의 평화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어른들의 세상을 엉뚱하고 기발한 아이의 시점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 진경은 "제일 걱정했던 부분이 음악이었다. 음악이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우리 영화가 조금 독특한 영화이다 보니까 음악도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치 음악이 같이 연기하는 느낌이 들었다. 신의 분위기를 위트 있게 잡아줬다"고 말했다.

'썬키스 패밀리'만의 독특한 지점은 가족 드라마와 섹시 코미디를 합쳐놓았다는 것. 언뜻 이질적이라 어울리지 않을 수 있을 것도 같지만 '썬키스 패밀리'는 이 묘한 조합으로 아슬아슬한 선을 넘나들며 유쾌함을 준다.

섹시 코미디니까 아예 19금으로 가자는 의견도 있었다. 진경은 이에 대해 "우리 영화의 기본 발상 자체가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본 어른들의 세계이기 때문에 너무 19금으로 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스킨십 장면을 찍을 때 적정선을 넘어가지 않는 걸 찾으려고 노력하면서 갔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이어 그는 "어쨌든 아이의 시선도 있지만 가족 내에서 보라가 연기한 경주는 여성의 2차 성징이 안 나타나 고민하지 않나. 또 철원(장성범) 캐릭터가 핵폭탄이었다. 그 부분이 좀 야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래서 또 코믹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실제로 20대 초반 성적으로 충만한 남자의 욕구와 판타지를 그리려 했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썬키스 패밀리 진경 스틸 / 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썬키스 패밀리'에서 진경은 결혼 20년차에도 준호(박희순)와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주부 유미(진경)를 연기했다. 두 사람이 영화 초반 마치 뮤지컬에서 나오는 듯한 독특한 춤을 추면서 뜨거운 금실을 뽐내는 장면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적인 장치는 차치하고라도 보통 사람들이 '오래된 부부'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바로 무덤덤함이니.

이에 진경은 "20년 정도 되면 배우자의 뒤통수도 보기 싫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더라. 하지만 드라마에서 함께 호흡한 최수종 선배님도, '썬키스 패밀리'에서 박희순 선배님도 엄청난 애처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물론 준호 만큼의 이상적인 상황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 두 분이 천연기념물 수준이시기 때문에 영화 속 설정이 그렇게 비현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혼생활을 유지하려면 준호 같은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면서 미소 지었다.

그간 심지 곧고 지적인 이미지의 캐릭터를 주로 연기한 진경.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사랑스러운 매력을 마음껏 발산한다. 진경은 "사람들이 지적이고 도도한 이미지로 많이 보시는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이미지는 이미지일 뿐이다. 역할 때문에 그런 이미지가 생긴 것 같다"면서 "어렸을 때는 제가 낯도 많이 가리다 보니 차갑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오해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썬키스 패밀리'를 통해 그와 가까워진 동료 배우들은 하나 같이 그에 대해 "허당미가 있다"고 말하곤 한다. 니경은 "어쨌든 나를 알고 나면 다들, 이렇게 맹탕인 줄 몰랐다고 하니까, 욕인지 칭찬인지 모르겠다"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 KBS2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에서도 진경은 푼수 끼도 있고 순수한 미망인 나홍주를 연기해 강수일 역의 최수종과 로맨스 연기를 펼쳤다.

"실제 성격이 영화 속 유미와 드라마 속 나홍주 중 누구와 비슷하냐"는 질문에 진경은 "굳이 고르라면 유미가 가까울 것이다"고 답했다.

진경 / 사진=영화사 두둥 제공


유미가 좀 더 현실적인 캐릭터라는 이유다. 진경은 "유미는, 물론 준호한테는 사랑스럽고 러블리한 와이프지만 세 아이의 엄마다. 세 아이를 키워낸다는 건 정말 대단한 것 아니냐. 억척스러움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선생님으로서의 모습도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이 살면서 여러가지 역할을 맡고 상황에 따라 사람이 변하지 않나"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다양한 모습을 좀 현실적으로 보여주려고 노력을 했다. 반면 나홍주는 훨씬 비현실적이다.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다. 비슷한 면이 있지만 유미가 훨씬 현실적인 부분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진경은 "나홍주 같은 경우는 자연스럽게 연기한 건 아니었다. 목소리 변형도 있었고, 미국에서 왔다고 해서 초반에는 약간 더 희화시킨 게 있었다. 제스처도 그렇고. 귀엽게 하다가 너무 버겁다고 생각했다"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썬키스 패밀리'는 가족 내 '소통'에 대한 화두를 던지기도 한다. 진경은 "준호와 유미 자체가 굉장히 부모 자식 사이에 친구같이 허물없이 모든 것을 나누고, 개방된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학교 선생님한테도 우리 애 학원 같은 거 안 보낼 거라고, 아직도 일기를 쓰게 하는 건 사생활 침해라고 하지 않나"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그렇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소통하는 가치관을 갖고 있다가 어쨌든 남편의 여사친으로 인해 갈등이 생기면서, 유미가 고민하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이게 맞는 건지. 어디까지가 자유고 어디까지가 방종이지 하면서 고민하게 되는 거다. 남편 때문에 촉발된 갈등이지만, 아이들한테 했던 교육도 옳은 것이었는지 생각해보는 장면이 있다. 부모들도 완성된 존재가 아니고, 계속 실수도 하면서 찾아가고, 결국 가족이 소통하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고 소통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던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성'을 소재로 가족에 대한 메시지를 다룬 '판타스틱 패밀리'는 개봉 전 시사회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하지만 큰 예산이 책정된 작품은 아니기에 흥행에 대한 우려도 있다.

진경은 "언론시사회 반응도 좋으니 그래도 좀 많이 관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걸 떠나서 일단, 너무 신선하고 좋은 영화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물론, 100명이면 100명이 다 좋아할 수는 없겠지만 많은 분들이 영화를 나쁘게 보시지 않을 거라는 확신은 있어서 희망을 가지려고 한다"면서 기대감을 내비쳤다.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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