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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뿐인 내편' 윤진이, 밉상의 본분 [인터뷰]
작성 : 2019년 03월 26일(화) 09:03

하나뿐인 내편 윤진이 /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하나뿐인 내편' 장다야에게 공감이라뇨. 어찌하면 더 미워보일까 고민했어요. 하나쯤은 필요한 역할이잖아요."

배우 윤진이는 장장 106부작의 KBS2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극본 김사경·연출 홍석구)을 촬영하는 6개월 내내 욕만 먹었다. 역할 때문이다. 그는 악역 장다야로 분해 밉상 연기를 펼쳤다. 틈만 나면 주인공 부녀 강수일(최수종)과 김도란(유이)의 곁을 맴돌며 분탕질을 해댔다. 고자질은 기본에 열등의식으로 인한 악행은 덤이었다. 안방극장에 모인 시청자들은 너도나도 장다야를 흉봤다.

윤진이는 즐겼다. 그는 "욕먹는 게 당연했다. 그만큼 현실적으로 연기했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흐뭇하게 욕을 먹은 순간들도 있었다. 시청자 반응에 부흥한 것"이라며 "연기자가 역할로 욕을 먹으면, 몸을 사리게 된다. 그러면 역할의 색이 흐려지고 작품 전체에 영향을 끼친다. 굴하지 않고 어찌하면 더욱 얄미워 보일까 고민했다"고 전했다.

물론, 윤진이는 장다야의 서사를 이해했다. 극중 장다야는 사연 없는 악역이 아니다. 나홍실(이혜숙)의 딸이자, 장고래(박성훈)의 여동생으로 아빠 없이 자란 결핍과 이로 인한 상처가 많은 인물. 이를 설명할만한 장다야 위주의 서사 풀이나 섬세한 감정신은 부족했다. 그저 사건을 발생시키는 분탕질의 도구 정도로 사용된 셈이다.

그럼에도 윤진이는 "나만 역할을 연민하고 공감했으면 그걸로 됐다"며 "결핍으로 인해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고, 작품 속 사랑받은 역할들을 괴롭혔다. 작품 전체를 보는 시청자 모두가 내 마음처럼 장다야를 이해하고 공감할 필요는 없었다. 그게 장다야의 역할이었다. 공감을 얻기위해 장다야를 연기한 적은 없다"고 털어냈다.


윤진이의 작전은 통했다. 몰입한 시청자들의 비난이 쏟아졌고, 그만 좀 괴롭히라는 원성이 자자했다. 그는 "대본에 충실했다. 대사 암기가 부족하면, 연기하는 내가 움츠러들기 마련이다. 정말 독하게 외웠다. 캐릭터 분석을 위해 여덟 시간 골머리를 싸매기도 했다. 자연스러워 보이고 싶었다. 과하게 넘쳐도 안됐고, 몸을 사려 부족해 보여도 안됐다. '척'하지 않는 진짜 못된 악역으로 보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변에서 들려오는 조언도 새겨 들었다고. 윤진이는 "주말극 특성상 경력이 오래된 선생님들이 많이 계셨다. 임예진, 정재순, 차화연, 이혜숙 등 베테랑 중 베테랑들이 많은 도움들을 주셨다"며 "대사를 수월하게 암기하는 법부터 중요한 장면 앞두고서는 동선과 제스처까지 여쭸다. 배운 것을 토대로 수없이 미리 상상하고 연습했다"고 밝혔다.

윤진이에게 '하나뿐인 내편'은 곡절을 넘긴 후 마주한 단비나 다름없었다. 스스로 자초한 인성 논란에 휘말렸고, 2년의 공백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는 "쉬는 동안 여행을 다녔다. 누구나 공백은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배우를 업으로 삼아 더욱 열정적으로 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연기도 고팠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더욱 이를 악물었던 것이다.


그때의 윤진이와 지금의 윤진이는 나이의 앞자리도 달라졌다. 30대의 시작점에 서 '하나뿐인 내편'으로 새로이 출발한 것이다. 윤진이는 "30세가 되니 성숙해진다. 생각이 깊어지는 게 느껴진다. 이전 연기들을 보면 과하고 '붕'떠서 대사를 읊기도 하더라. 덜어내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진이는 앞으로 여러모로 깊은 배우가 되고 싶단다. 1차원 연기를 넘어 농축된 자연스러움이 흐르는 깊이 있는 배우 말이다. 그는 "앞으로 오래 쉬지 않고 꾸준히 연기하고 싶다. '하나뿐인 내편' 덕분에 많은 배움을 얻었다. 이 기세를 몰아 긴장감 놓지 않고 다음 작품에서 다른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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