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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나 봄' 종영] 시청률은 싸늘했지만 평가는 봄
작성 : 2019년 03월 22일(금) 15:50

봄이 오나 봄 / 사진=MBC 봄이 오나 봄

[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봄이 오나 봄'이 의미와 재미를 모두 선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21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봄이 오나 봄(극본 이혜선·연출 김상호)'은 자신밖에 모르는 앵커 김보미(이유리)와 가족에게 헌신하는 배우 출신 국회의원 사모님 이봄(엄지원)의 몸이 바뀌면서 두 여인이 진정한 자아를 회복하는 판타지 코미디 드라마다.

'봄이 오나 봄'은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하고 스타트를 끊었다. 두 주인공이 바뀐다는 설정은 시청자에게 흔하게 느껴졌고, 동시간대 전작이었던 '붉은 달 푸른 해'도 5.3%(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에 유입이 쉽지 않았다.

심지어 대진운도 좋지 않았다. 소위 말하는 '막장 드라마'의 대모 김순옥, 문영남이 쓴 SBS '황후의 품격'과 KBS2 '왜 그래 풍상씨'가 지상파 동시간대 경쟁작이었다. 여기에 시간이 겹쳤던 tvN 드라마 '남자친구'에는 송혜교와 박보검이 로맨스를 펼치며 순항하고 있었다.

이에 '봄이 오나 봄' 첫 방송은 2.2%를 기록했다. 이후 '막장 드라마'들의 날이 갈수록 더해지는 자극적인 전개로 '봄이 오나 봄'은 1.5%까지 시청률이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봄이 오나 봄' 시청자들은 이러한 시청률에 대해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 '그저 그런 드라마'일 것이라는 많은 이들의 예상과는 달리 신선한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봄이 오나 봄'은 그동안 숱하게 봐온 '영혼 체인지'를 그린 드라마가 아니었다. 영혼이 아닌 몸이 바뀌었기에 김보미와 이봄의 이상증세가 눈앞에서 바로 나타났다. 그렇기에 여기에서 오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재미를 더했다. 당황하는 두 사람의 모습부터, 몸이 바뀐 것을 들키지 않게 연기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그리고 정반대의 성격의 두 사람이 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그저 가볍기만 하지 않았고, 그 안에 담긴 메시지가 있었다. 특히 까칠한 김보미와 순진한 이봄이 서로의 삶을 대신 살며 변화하고 성장해나가는 모습은 훈훈함을 자아냈다. 김보미는 야망만을 좇다가 정의로움을 찾아갔고, 이봄은 늘 당하고만 살다가 악인을 응징할 수 있는 단호함을 얻게 됐다.

또 앵커 김보미가 뉴스 아이템을 논의하는 장면에서 언급된 '컴퓨터를 많이 하면 시력이 나빠진다' '단 거를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 등의 아이디어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MBC 뉴스에서 보도한 '비오는 날은 소시지빵' 등의 가십성 리포트를 떠오르게 했다. 윗선의 보도 제한으로 MBS에서 퇴사 후 '뉴스격파'를 만든 이형석(이종혁)의 모습은 해직 PD와 기자가 만든 '뉴스타파'를 연상시켰다.

하지만 이러한 무거운 주제를 김상호 감독은 무겁게 다루지 않았다. 코미디 장르인 만큼 캐릭터 설정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많았지만 그 안에서 이야기 하는 주제는 확실했다.

여기에 이유리와 엄지원이 1인 2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면서 호평을 받았다. 극과 극의 성격을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두 사람은 네 명의 매력적인 인물을 만들어냈다. 비리와 남편의 바람 등에 대해 파헤치며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선보이는가 하면 망가질 때는 완벽히 망가지며 연기 열정을 보여줬다.

이처럼 극본, 연출, 연기가 모두 훌륭했지만 안타까운 대진운으로 빛을 보지 못한 '봄이 오나 봄'. 비록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그보다 더 값진 호평을 얻었다.

[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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