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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보다 낯선' 예수 사용 설명서, 발칙하고 유쾌한 블랙코미디 [종합]
작성 : 2019년 03월 22일(금) 12:38

사진=영화 예수보다 낯선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예수를 스크린에 끌어들이는 발칙하고 유쾌한 방법. 여균동 감독과 조복래가 만나 완성한 영화 '예수보다 낯선'이다.

22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 위치한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예수보다 낯선'(감독 여균동·제작 우사유필름) 언론시사회에는 여균동 감독과 배우 조복래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여균동 감독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려냈다. 감독은 이번 영화에 대해 "다큐멘터리같은 영화다. 제가 그동안 여기저기 정치운동도 했었고 그러다보니 10여년 만에 영화를 찍게 됐다. 영화란 것에 대한 매력을 그동안 많이 잃어버렸던 것 같다. 영화를 왜 만들까 하는 화두가 계속 있었던 것 같다. 내게 영화는 뭘까, 꼭 해야 하나, 죽을 정도인가. 이런 질문들을 계속 했었다. 그러다 1년 정도 전에 이런 질문을 놨었다"고 했다.

특히 거대한 상업권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힘듬을 극복하고 재미를 찾게 됐고, 영화에 대한 행복론을 찾게 된 것이란 감독의 설명이다.

영화는 '예수와 함께 밥을 먹는 이야기'를 찍으려는 감독과 자신이 예수라고 말하는 남자가 만나 영화를 찍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블랙 코미디다.

인간의 오랜 편견과 맹목적 우상을 뒤엎는 발칙하고 재기발랄한 스토리가 매력적인 영화다. 반면 종교에 대한 경건함을 추구하는 이들에겐 상당히 낯설고 황당할 법도 하다.

이에 대해 여균동 감독은 "지구상에 이천개 이상의 기독교가 있다고 하더라. 기독교 뿐만 아니라 우리 생각이 그런 것 같다. 이천개 이상의 상상력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게 아닐까"라며 "절실하게 믿는 사람도 있고, 신비주의를 믿는 사람도 있을거고 이야기는 제각각일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현대에 들어와 기독교가 문제가 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복잡하고 긴 얘기가 될지 모르겠지만 저는 예수를 종교적인 입장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저는 하나의 사상가, 철학가로 접근하고 싶었다. 이전까지 무서웠던 신의 위치를 지상으로 초대한 최초의 사람으로 예수를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예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말이 있다고 했다. 목소리가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옆에 있다고. 처벌하던 목소리를 너와 나의 따뜻한 목소리 속으로 초대한거다. 저는 이게 인류 역사상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지구는 동그랗다는 것보다 천만배 더 획기적인 생각이다"라고 했다.

어쩌면 일상적인 곳에 우리의 보편적인 자가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감독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신으론 한 여자가 예수를 하겠다는 신에서 "여자 예수?"라는 말을 하는 것이었다. 여균동 감독은 "이게 바로 편견이란거다. 현재 우리의 생각이 이렇다는거다. 우리 모두가 예수가 될 수 있다는 걸 그 여성 분이 한거다. 그랬는데 현재 우리의 반응은 '여자 예수'라고 한다. 그런 의도가 숨어 있는 새겨들을 대사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했다.

조복래는 자신이 예수라 믿는 남자 역을 맡았다. 그는 "시나리오를 처음 받고 정말 재밌고 흥미로웠다"며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 본인이 하고 싶으신 이야기와 예술에 관한 이야기를 쭉 해주셨다. 그걸 듣고 있으니 저도 배우로서 이런 부분을 채우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인문학적 지식을 넋놓고 듣게 되더라. 함께 작업을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물론 예수 역할이 부담이 된 건 사실이었다고. 하지만 "감독의 대사 중 '예수도 이야기의 일부일 뿐이다'라는 게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예수에 대한 부담이 덜어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감독님께서 중요한 대사를 할 때 힘을 주는 순간 들켜버린다고 하셨다. 지나가는 순간에 사람들에 박히는 대사를 해야 한다고 하셨다. 실제 이 영화에도 스쳐지나가지만 그런 대사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조복래는 "많이 곱씹으면 향이 많이 퍼질 것 같은 대사들이 있다"고 했다.

특히 '네 입이 달콤하면 세상이 달콤하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사진=영화 예수보다 낯선 스틸


영화는 중국집 배달부, 깡패, 투자자 등 다양한 인물을 만나며 점차 예수에 대한 믿음과 불신을 오가다 깨달음을 얻는 감독의 이야기로 흐른다. 마지막 신은 예수라고 말하는 남자가 바닷속으로 걸어가며 꽤 강렬한 잔상을 남긴다.

여균동 감독은 해당 신에 대해 "사람들이 왜 바다를 들어가야 하냐고 했다. 저는 부활의 의미가 뭘까 생각했다. 날 것 그대로의 사라짐이라면 사라졌다고 해야 하는데 왜 사람들은 부활했다고 말할까. 우리에게 살아있는데 낯선 자, 그게 신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설명한 감독이다.

조복래는 해당 신을 두고 "감독님이 정말 원망스러웠다. 겨울 바다에 뛰어드는 축제도 있다고, 겨울 바다는 따뜻하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그런가보다 했다. 나중에 알았다. 그런 축제에선 바다에 들어가기 전 땀을 엄청 내고 들어가는 거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만족하고 재미있게 찍은 영화였다. 이렇게 개봉할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기적이 일어났나' 싶었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감독님이 다음 작품, 다다음 작품도 이어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해 훈훈함을 더했다. 4월 4일 개봉.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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