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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이병헌 감독 "'극한직업' 2편? 저도 궁금하다"
작성 : 2019년 02월 13일(수) 09:27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흥행 폭주 중인 '극한직업'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이 관객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7번방의 선물'을 제치고 역대 코미디 영화 흥행 1위에 등극한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제작 어바웃필름) 측이 이병헌 감독의 10문 10답 인터뷰를 13일 공개했다.

'극한직업'은 해체 위기의 마약반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창업한 마약치킨이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수사극이다.

'극한직업'을 통해 대한민국에 웃음 바이러스를 퍼뜨리며 순도 100% 웃음을 선사한 이병헌 감독은 천만 영화에 등극한 소감부터 앞으로의 계획까지 털어놨다.

이병헌 감독은 네 번째 장편 연출작을 통해 천만 감독 대열에 합류하게 된 것에 대해 "요즘 거실에 걸려있는 첫 장편 '힘내세요, 병헌씨' 포스터에 눈이 많이 간다. 개인적으론 이런 작은 영화도 많은 이들에게 소개됐으면 하는 바람이 떠오르기도 하면서, 지금은 우선 그저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함께 작업한 스태프 분들 배우 분들 얼굴이 하나하나 스치는데, 모두 즐거워하고 있어 행복하고, 무엇보다 관객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극한직업'의 흥행 요인에 대해 "제가 만든 영화를 스스로 분석하는 것은 필요한 작업이지만 드러내기엔 예민한 지점이 있다"면서도 "그래도 편하게 말 할 수 있는 건 배우들의 명연기가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배우들에 공을 돌렸다.

'극한직업'은 신파 코드나 휴먼 감동 코드가 섞이지 않은 정통 코미디로 승부수를 내걸었다. 이병헌 감독은 자신만의 코미디 감성에 대해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관찰하고,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로 이야기하고, 흔하고 진부한 이야기라도 재미있어한다"며 "진부해졌다는 건 그만큼 재미가 있어 많이 사용됐다는 뜻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전 그걸 한 번 더 비틀어 재사용하는 것을 즐긴다. 클리셰를 깨고 웃음을 유발하고 그것이 성공했을 때 오는 쾌감이 크기 때문"이라며 "감동 코드를 섞지 않은 건 싫어해서가 아니라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라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장점으로 꼽히는 '말 맛' 코미디에 대해서도 "코미디의 매력은 당연히 웃음"이라며 "웃음은 행복을 유발한다. 단발적인 웃음이든 여운이 남는 웃음이든 그 순간만큼이라도 웃음은 행복을 준다고 믿는다. 코미디는 그런 면에서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전까지 줄곧 코미디 영화를 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정통 코미디는 '극한직업'이 처음이라며 "이전 작품들은 웃음보다 감정을 따라가는 게 더 중요한 작품이었고, '극한직업'은 상황을 따라가는 코미디로 웃음 자체가 중요한 의미가 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장르가 다르다고 생각될 만큼 결이 많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어떤 이야기인가 필요한 이야기인가 하고 싶은 이야기인가 이것이 우선인 것 같다. 그 이야기에 코미디가 어울리지 않는다면 굳이 끌어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병헌 표라는 말에 대해 아직 좀 부끄럽고 민망하지만 말맛이 주요하단 평가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시각적인 표현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진 평범한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에 더 관심이 간다"고 했다. 자신은 줄곧 그런 영화를 해왔기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했고, 수없이 수정하며 만든 대사들인지라 고마울 수밖에 없다고.

특히 이번 영화를 준비하며 가장 기뻤던 순간과 더불어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 "모든 순간들이 기쁘면서도 힘들었다"는 그는 "캐스팅을 완료한 시점이 기뻤던 순간이다. 류승룡 선배의 캐스팅으로 안정감이 생겼고, 그 안정감을 바탕으로 신선하고 새로운 조합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게다가 신하균, 오정세라니. 자신감이 불쑥 솟았고, 캐스팅을 완료했을 때 '아, 내 할 일은 끝났구나' 싶을 정도"였다며 "모두 신뢰할 수 있는 배우들이었고 새로웠다. 생각만 해도 재밌었다"고 했다.

반면 힘들었던 순간은 첫 시퀀스의 추격신과 차량 추돌신을 찍을 때였다고. 이유는 "기상 관측이래 111년 만의 폭염 아래 4일간 촬영했다. 스케줄 여건상 피해갈 수 없는 날짜였다. 보통의 추격신, 추돌신이라고 하면 많은 커트와 테이크를 필요로 하지만 살인적인 폭염에 충분한 휴식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제한적인 상황에서 정확한 계산 아래 꼭 필요한 커트만, 최소한의 테이크로 찍어야 했다"며 "힘들어하는 배우 스태프들에게 미안하기도 했고, 집중해서 철저히 계산을 해야 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더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반면 가장 애정이 가는 신도 추격, 추돌 신이었다며 "다른 영화인이 보면 엉성하게 보일 수 있을지 모르는 그 장면이 그래서 더 애정이 간다. 할 수 없는 걸 스태프, 배우들이 그렇게라도 해낸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드라마 '멜로가 체질' 시나리오 작업 중인 그는 "3월부터 촬영에 돌입한다. 하반기 편성 예정으로, 30대 여자 친구들의 일과 연애담을 소소한 수다로 녹여내는 작품이 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후 차기작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고, 드라마에 집중하고 있다고.

시나리오 작가와 연출가 두가지 일을 병행하고 있는 그는 "여름에 겨울이 그립고 겨울에 여름이 그립 듯 현장에 있으면 책상이 그립고 책상에 있으면 현장이 그립다. 연출가를 그리워하게 해주는 작가, 작가를 그리워하게 해주는 연출가. 그게 매력인 거 같다"고 밝혔다.

누적 관객 수 13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질주 중인 '극한직업'은 2탄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도 쏟아지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서는 "저도 궁금하다. 저는 아직 아이디어가 없고, 사실 투자사, 제작사와도 깊게 얘기를 나눠 본 적이 없다. 다만 배세영 작가가 초고를 써준다면 해보겠다고, 농담처럼 말한 적은 있다"는 이병헌 감독이다.

마지막으로 이병헌 감독은 "'극한직업' 가족 시사회 때 온 가족이 다 함께 봤다. 영화를 10년 넘게 했고, 네 번째 장편인데 관람 후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 그들이 꾸준히 좋아하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졌다"고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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